“만성 조현병에 쓰이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초기환자에게도 효과적”

분당서울대병원 김의태 교수팀, 초기~만성 조현병 환자에게 '장기지속형 주사제' 모두 효과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렸던 조현병은 도파민, 세로티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져 생기는 뇌의 병이다. 보통 20대에서 30대 사이에 발생하며, 임상적으로 과도한 의심과 불안, 수면장애, 사회관계의 단절, 학업 성적의 저하 증상이 보여 병원을 찾았다가 조현증 진단을 받는 사례가 흔하다. 


이러한 조현병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약물치료를 꾸준하게 진행하면 증세는 충분히 조절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 및 사회생활 역시 가능하다.

그 중 주목할 만한 치료방법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은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만성 조현병 환자 뿐 아니라 초기 환자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교수팀은 조현병 치료에 효과를 파악하고자 국내 105개 병의원에서 주사제 치료를 받은 1,166명 환자를 대상으로 조현병 발병 기간에 따른 치료 결과를 분석했다.

우선 환자 그룹을 조현병이 발생한 기간에 따라 ‘3년 미만(240명)’, ‘3년 이상 10년 미만(442명)’, ‘10년 이상(484명)’의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별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통해 증상이 얼마나 호전됐는지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세 그룹 모두 조현병 증상이 호전됐지만 특별히 발병 기간이 3년 미만인 초기 조현병 환자에서 더 호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장애회복 능력 및 사회적 기능 점수 역시 초기 조현병 환자가 만성 환자에 비해 더 두드러지게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항정신병약물을 한 달에 한 번, 혹은 세 달에 한 번 정도 주사를 맞더라도 치료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치료제다. 또 이 주사제는 약물이 근육에서 혈액으로 천천히 방출 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혈액 내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또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약에 비해 편리하다는 평이다.

이렇듯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는 환자, 이로 인해 조현증이 계속해 재발되는 만성 조현병 환자에 대해 주로 적용해 왔다.

아울러 아직까지는 조현병에서 주사제의 처방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점, 인체에 침습적인 방법으로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의 이미지로 인해 초기 조현병 환자에게는 주사제 보다 주로 경구약 중심으로 치료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연구를 주도한 김의태 교수는 이를 두고 “조현병 초기 환자를 주사 치료에서 배재한 치료 관행은 주사제의 특징과 효과를 적절하게 적용하지 못한 예"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김교수는 “지금까지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 대부분을 만성 조현병 환자에게만 적용해 왔었는데, 초기 환자에서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정신의학저널 ‘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1월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