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원 교수 칼럼] 여행시장, 전쟁의 서막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 World Travel and Tourism Council)가 긍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세계 관광업계가 2021년에는 적어도 8,200만개의 일자리를 회복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백신 접종 확대와 마스크 착용, 여행안전 프로토콜 준수가 전제된 것이지만 침울했던 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 김시원 한양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내국인의 국외여행 기대수요도 견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파크투어와 롯데홈쇼핑이 실시한 베트남 다낭 숙박상품은 방송 70분 만에 15억 매출을 달성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공식적 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이용 가능한 이 상품은 항공권 등 부대비용까지 고려한다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는 시장의 평가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조심스럽게 여행시장의 회복이 전망되는 가운데, 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국회로 간 중소 여행사 대표와 대형 여행사의 조직 효율화


지난 25일 중소 여행사로 이뤄진 우리여행협동조합·중소여행협력단·한국공정여행업협회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실상 매출이 전무한 여행사의 생존위기를 알리고 지원을 호소했다. 고용유지 지원금의 경우 여행사 대표는 해당 사항이 없고, 임대료와 세금 등 회사유지 부담은 물론이고 생계에도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중소 여행사는 ‘전문 여행상품 개발과 유통’이라는 여행시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여행생태계 존립을 위한 정부의 응답이 필요하다.


대형 여행사도 상황은 좋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이미 롯데관광, 자유투어, NHN여행박사는 대규모 인원 감축을 감행했고, 하나투어도 조직 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 면담이 시작됐다. 경영 정상화와 시대변화 반영 차원을 위한 노력이지만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여행스타트업의 약진과 관광벤처기업 지원 확대


자유여행 증가와 모바일 접근성의 개선 등으로 여행시장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여행 스타트업들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인 클룩(KLOOK)은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 7월에는 국내기업인 마이리얼트립이 432억원, 지난 12일에는 트리플이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에 성공했다. 각 기업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업의 미래가치를 고려한 투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기업 지원을 위해 전년대비 40.6% 늘어난 793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지원 사업은 금융·디지털 혁신·투자 활성화·관광기업육성 거점·성장 단계별 지원 5개로 구분했으며, 강소형 관광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용된다.

트래블 테크 전쟁, 결국 선택은 고객의 몫


이와 같은 양상이 시장 회복을 염두에 둔 전통적인 여행사와 혁신 추구형 여행사간 단순 트래블 테크 대결구도로만 해석하면 안된다. 선도적인 기술개발과 높은 마케팅 비용 집행이 반드시 고객 유치와 높은 기업가치 달성을 가져온다는 필승 공식은 없다. 고객의 욕구는 더욱 세분화되고 있고, 변화의 속도는 거침없이 빠르다.


따라서 고객에게 다시 집중하고, 여행 유통과정에서 자사가 경쟁력 있게 해낼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 전반적인 여행시장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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