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본‘성형’성(本性形性)] 성형외과 유령수술 사건

성형외과 의사 입장에서 2014년 그랜드 성형외과 사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왜냐면 그랜드 성형외과 사건은 한국 성형외과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호 성형외과 박병호 원장

그 당시에는 대형 성형외과가 공장식 병원을 운영하면서 돈을 많이 벌던 시기였다. 특히 중국인 환자들은 현금 다발을 싸 들고 한국으로 몰려왔다. 그들은 넘치는 여유 자금으로 성형외과 업의 거품 현상을 만들었다. 어떤 분야든 어느 정도의 거품은 그 분야의 성장을 불러온다. 꼭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성형미용 분야를 공공의료를 행하는 의료로 볼 것인지 혹은 외화를 벌어다 주는 산업을 볼 것인지는 그 당시 의료법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정부는 외화 유치를 위해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에 와서 수술하면 유치업자에게 수수료를 떼어주는 것을 합법화 한 것이다.


성형외과를 시작으로 건강검진, 산부인과, 안과, 치과 등도 외국인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하는 곳들이 생겨났다.


다시 돌아와서 여기서 질문을 던진다. 성형외과 업은 의업인가? 아니면 사업인가? 의원은 개인 사업인가? 아니면 공공영역을 지키는 분야인가? 당연히 혼재 돼있다. 개인 자금으로 병원 문을 열었기 때문에 사업이고 수술을 통해서 환자의 마음을 치유하기 때문에 의술이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닥터 벤데타’는 산업화 된 대형 성형외과 중에 그랜드 성형외과를 저격했고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실질적인 회원 징계권이 없어서 검찰, 언론의 힘을 빌어 단죄하려 했다. 그는 유투브 채널도 열어서 그 실상을 널리 알리려고 했다. 상당한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형외과는 산업이 아니라 의술이라는 홍보 효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반인들이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한테 성형외과의사는 단순히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이라는 이미지만 남게 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을 해본다.


그것은 시간이 흘러 증명이 될 것이다. 우려스럽게도 명분과 의도와 다르게 성형외과 의사는 돈만 밝히는 냉혈한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간 시간이 흐른 후에 다행스럽게도 역시 전문가 단체는 다르구나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


그 단적인 예로 그랜드 사건 등등은 중국 관영 CCTV 에서 대대적으로 상당기간 집중 포화를 당하며 전파를 탔다. 한국 성형외과는 비도덕적인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자국인들에게 각인 시키기 위해 꼬투리를 잡은 것이었다. 그 이면에는 중국인들이 한국에서는 물 쓰듯 쓰는 돈을 막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단 몇 건의 사건은 그렇게 한국 성형외과에서 꾸준히 자행 돼 온 것처럼 포장됐다.


숙제가 생겼다.


전문가 단체로서의 깨끗한 이미지, 그리고 실질적인 성찰과 정화 작용을 위해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집단으로서 끊임없는 성찰의 노력이다. 특히 대한성형외과의사 대표 공인 단체의 지속적인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비도덕적인 이미지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로서의 진심을 알리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하지만, 시작하다 멈추는 것은 시작하지 아니 한 것만 못 하다.


그랜드 사건은 성형외과 의사의 이미지 실추로 귀결 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자기 성찰을 통한 개혁의 열쇠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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