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중증난치질환 본인부담 인하 추진…비급여 부담은 그대로

복지부,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 16일까지 입법예고…12월 1일 시행 목표
산정특례 환자 약 136만명 대상…연평균 급여 본인부담 75만원서 53만원으로 감소 전망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으로 장기간 치료받는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7%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약 136만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와 입원 식대 부담까지 함께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16일까지이며, 정부는 후속 절차를 거쳐 12월 1일 진료분부터 개정된 본인부담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건강보험 산정특례에 등록된 희귀질환자와 중증난치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3%포인트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산정특례는 고액의 진료비가 발생하거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중증질환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재 희귀·중증난치질환자는 산정특례 적용 진료비의 10%를 부담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비율이 7%로 낮아진다.

다만 인하된 본인부담률은 산정특례 등록자가 해당 질환으로 진료받을 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비용에 한정된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비급여 진료비는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입원 중 발생하는 식대의 본인부담률도 현행 50%가 유지된다.

따라서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전체 의료비가 일률적으로 30%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 급여 진료비의 비중이 높을수록 인하 효과가 커질 수 있지만, 비급여 치료나 검사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환자는 체감하는 부담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희귀·중증난치질환자 약 136만명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복지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계획에 따르면, 해당 환자의 1인당 연평균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은 기존 약 75만원에서 2027년 약 53만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환자 한 명당 연간 약 22만원의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전체 대상자를 기준으로 한 평균 추계로, 개인별 절감액을 보장하는 수치는 아니다. 특히 환자의 질환과 치료 기간, 의료기관 이용 횟수, 급여·비급여 진료비 구성 등에 따라 실제 부담 감소액은 달라질 수 있다.

희귀·중증난치질환은 치료 기간이 길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의료비 부담이 누적되기 쉽다.

복지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기준 건강보험 보장 확대 대상으로 제시된 질환은 희귀질환 1389개와 중증난치질환 234개다. 혈우병과 발작성 야간헤모글로빈뇨 등 희귀질환, 투석이 필요한 만성신부전증 등 중증난치질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본인부담률 인하는 정부가 추진하는 단계적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의 첫 단계다.

복지부는 지난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올해 12월 7%로 인하하고, 2028년 상반기에는 암 등 다른 중증질환과 같은 5% 수준으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당시 정부는 본인부담률이 5%까지 낮아지면 1인당 연평균 부담액이 약 39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75만원과 비교하면 약 36만원 감소하는 규모다. 다만 2028년 추가 인하 역시 향후 관련 제도 정비와 시행 절차가 필요한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번 개정이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본인부담을 다른 중증질환 수준으로 낮춰 가는 첫 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12월 1일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남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책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건강보험 급여 부담을 낮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이 지출하는 의료비에는 비급여 치료비와 검사비 등이 포함될 수 있어 건강보험 본인부담률 인하만으로 전체 의료비 부담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제도의 효과는 본인부담률 인하에 따른 평균 절감액뿐 아니라 질환별 치료비 구성과 비급여 부담, 실제 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환자가 체감하는 변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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