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피습 뒤 남은 질문…병원 비상대응은 제대로 작동했나

4일 세브란스병원서 흉기 공격으로 의료진 부상…사건 발생 7분 만에 피의자 검거
진료 이력·범행 동기는 수사 중…외래 공간 보안과 환자 동선 보호체계 점검 필요

▲  4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흉기에 찔려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흉기에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형병원의 의료진 보호와 환자 안전체계를 둘러싼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의료진을 향한 폭력은 피해 당사자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진료 공간에 있는 다른 환자와 보호자의 안전,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원 차원의 비상대응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 수사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오후 4시35분께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흉기에 공격당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7분 뒤인 오후 4시42분 피의자를 검거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피의자와 피해 의료진의 관계, 범행 동기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다.

특히 피의자가 해당 병원에서 과거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지를 두고 관심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4일 저녁까지의 수사에서 이를 확인된 사실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기존 진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의 공격으로 단정하거나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범행 동기와 피의자의 병원 이용 이력은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할 사안이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의료기관의 안전관리체계다.

병원은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이 수시로 출입하는 공간이다. 특히 외래 진료구역은 진료실과 대기공간이 인접해 있고 환자의 이동이 빈번해 출입 통제와 긴급 상황 대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진료실 내부의 비상신고 수단뿐 아니라 신고 접수 이후 보안인력의 현장 출동, 위험구역 통제, 다른 환자와 보호자의 대피 또는 이동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피의자를 검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7분이다. 그러나 경찰의 검거 시간만으로 병원 내부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제 사건 발생 직후 병원 내부에서 언제 최초 신고가 이뤄졌는지, 보안인력이 언제 현장에 도착했는지, 주변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을 구분해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공간과 인접 진료구역에서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다른 환자의 안전과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의료진에 대한 폭력은 의료서비스 제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해 의료진의 진료가 중단되거나 사건 현장이 통제되는 경우 예정된 진료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 안전관리체계의 핵심은 폭력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예방 조치와 함께,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의료진 보호를 위해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경우에도 환자의 진료 접근성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응급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환자, 보호자의 출입 필요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의료진 개인의 안전 문제를 넘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라는 과제를 남겼다.

경찰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사건 경위가 밝혀지는 것과 별개로, 병원 내부의 최초 신고부터 보안인력 대응, 주변 환자 보호 및 진료 정상화에 이르는 과정이 적절하게 작동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의료진이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은 환자가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과 분리될 수 없다. 병원의 안전대책 역시 의료진 보호와 환자 안전을 하나의 과제로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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