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교수팀·분당서울대병원 공동 개발…외부 펌프·전기 장치 없이 작동

안약이 떨어지지 않는 환경을 전제로 한 웨어러블 패치가 나왔다.
KAIST는 21일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중력에 기대지 않고 안약을 눈에 전달하는 착용형 패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패치는 액체가 지나는 미세 유로와 화학반응으로 압력을 만드는 장치를 하나의 유연한 소재에 묶은 구조다. 착용한 뒤 작동 부위를 누르면 내부에서 기체가 생기고, 이 압력이 안약을 눈 쪽으로 밀어낸다. 기체를 만드는 반응 물질은 비타민 C(아스코르빈산)와 베이킹소다 성분인 탄산수소나트륨이다. 두 물질이 물을 만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반응 공간과 안약 공간 사이에는 기체만 통과시키고 액체는 막는 필터를 두어 두 물질이 섞이지 않게 했다. 외부 펌프나 전기 구동 장치는 쓰지 않는다.
연구팀은 중력 방향을 바꿔 가며 실험했을 때 방출 성능이 일정하게 유지됐다고 밝혔다. 사람이 패치를 착용한 상태의 평가에서도 일반 점안과 비슷한 수준의 약물 전달 성능을 보였다.
연구의 출발점은 우주 환경이다. 미세중력에서는 체액이 머리 쪽으로 쏠려 눈의 구조와 시각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1년 장기 우주비행 뒤 우주인에게서 시신경 유두 부종, 안구 뒤쪽 편평화, 원시 쪽 굴절 변화 등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를 우주비행 연관 신경안구 증후군(SANS)이라 부른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오래 머문 NASA 우주인의 약 40~60%에서 안구 구조 변화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활용처는 지상으로도 넓어질 수 있다. 파킨슨병처럼 손떨림이 있거나 몸을 가누기 어려워 안약 용기를 눈에 맞추기 힘든 사람의 점안을 돕는 수단으로 기대된다.
정기훈 교수는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플랫폼"이라며 우주의학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교수팀은 지난해 9월에도 땀 속 대사산물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패치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전재훈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센서스 앤 액추에이터스 B: 케미컬'에 10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다만 이번 결과는 중력 방향을 달리한 실험과 인체 착용 평가에서 얻은 것이다. 실제 우주 환경에서 쓸 수 있는지는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 패치에 어떤 안약을 담았는지, 한 번에 나오는 양과 눈 자극 등 안전성 평가는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중력 없이도 안약을 눈까지 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우주인의 눈 변화를 치료하는 수단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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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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