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의사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보고된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퇴행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질환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떨어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맞아 파킨슨병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8년 12만977명, 2019년 12만5607명, 2020년 12만5927명, 2021년 13만1548명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만큼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존재하는 흑색질 부위의 도파민 세포가 사멸하면서 나타난다. 운동신경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도파민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운동 증상과 신경 정신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병세가 천천히 진행돼 정확한 발병 시점을 알 수 없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몸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서동증, 가만히 있어도 신체 부위가 떨림, 근육과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직 등의 운동 증상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이 같은 증상을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일반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어 진단시기가 늦어지기 쉽다. 특히 손 떨림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일반적인 수전증과 혼동하기 쉬운데, 파킨슨병의 경우 안정된 상태에서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앞서 이러한 운동 증상들은 기립성 저혈압, 소변장애, 위장관 장애, 인지기능 장애, 우울, 불안, 충동 조절 장애, 환각, 망상, 렘수면 장애, 불면증, 낮 동안의 졸림, 통증, 피로, 후각 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난 이후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눈에 띄는 증상으로 즉시 병원을 찾아도 발병 후 한참이 지나 알게 된다는 것. 따라서 위와 같은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질병을 의심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파킨슨병을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진단 후에는 증상을 완화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약물, 수술, 재활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약물치료가 늦을수록 좋다는 풍문이 있지만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초기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편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밝혀진 바 있다.
재활치료는 환자의 운동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형적인 운동증상을 개선할 수 있고, 이후 연하 장애나 언어 장애와 같은 후기 증상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개인마다 병의 진행이 다르고 이에 따라 알맞은 치료방식도 달라진다. 진단 후에는 신경과 전문의의 지속적인 관리와 검증된 치료법을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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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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