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빠진 놈’이란 표현이 있다. 줏대 없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인데, 정말로 쓸개가 없는 사람이 있다. 보통은 제거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쓸개가 없는 삶은 과연 괜찮은 걸까?
쓸개란 간 아래에 위치한 작은 주머니로 본래 이름은 담낭이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소화기관이다. 담즙은 식후 분비돼 주로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이러한 담낭을 제거하는 이유는 질환의 치료 목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담낭 관련 질환은 돌이 생기는 담석증이다. 담석이 있어도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기름진 음식을 섭취할 때 속이 불편하고 명치 등에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담석이 쓸개 벽을 지속 자극한다면 만성 담낭염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담낭염은 담낭암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점막에 혹이 생기는 담낭 용종이 있다. 대개 콜레스테롤의 침착으로 발생하지만 악성 종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담낭 선종일 수 있다.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평소 정기검진을 통해 담낭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담낭 제거술을 받아 정말로 ‘쓸개(담낭) 없는 사람’이 됐더라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담즙 저장 기능이 전부인 담낭이 없어도 소화를 위한 담즙 분비는 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만 제거 직후에는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지방변, 설사,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식습관에 주의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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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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