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피부, 괴롭히고 싶다면 때를 미세요

‘때 빼고 광 내기’ 라는 말이 있다. 새해와 명절, 그리고 중요한 날을 앞둔 날 묵은 때를 밀고 개운한 몸으로 거듭나는 목욕 문화는 꽤나 친숙하다.

각질은 피부를 보호하는 첫 번째 물리적 방어벽이자 우리 몸의 수분이 밖으로 소실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맡고 있다. 때를 민다는 것은 바로 이 피부의 각질을 억지로 제거하는 행동이다.


▲ 픽사베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를 제거하는 행위인 때 밀기는 피부를 망치려는 것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때 밀기 문화에 익숙해진 일반인들은 개운한 느낌 때문에라도 때 밀기가 피부에 나쁜 행동이란 생각을 못한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 달간 성인 4명에게 매주 월요일마다 목욕탕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만 때를 밀고, 왼쪽 팔과 다리는 밀지 않게 했다.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피부 변화를 측정했고, 그 결과 때를 민 오른쪽 부위의 피부가 왼쪽에 비해 훨씬 많이 손상된 사실을 확인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때를 민 분위에선 피부 탄력도 저하, 수분 손실, 세균 등이 발견됐다. 피부 탄력도는 평균 20% 낮았고, 수분 손실도 비교군에 비해 평균 10% 적었다. 수분함량이 적다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주름이 생기기 쉬우며, 앞서 탄력도의 감소에도 영향을 준다. 세균 수치 역시 때를 민 부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세균이 침입할 수 없도록 돕는 물질이 때를 밀면서 줄어들어 세균 증식이 급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부를 위해 때를 밀면 안 될까?

각질 속 죽은 세포, 땀과 피지 등의 분비물, 공기 중의 먼지와 기타 더러운 물질들은 샤워만으로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 피부가 빨개지도록 때수건을 밀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럼에도 정 때를 밀고 싶은 이들은 따뜻한 물로 몸을 충분히 불린 뒤 부드러운 수건으로 몸을 문질러 주면 된다. 또한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 보습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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