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한의학에서 바라본 우울증

 2021년 1월 20일에 제 46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최근 미국은 여러모로 그 어느 때보다도 분열된 모습이다.


대부분의 미국 대통령이 국가의 통합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였겠지만 “링컨 대통령이야말로 미국을 하나로 통합한 진정한 대통령이다.”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 반덕진 덕진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그런데 링컨 대통령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링컨의 심리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조슈아 울프 솅크에 따르면 링컨은 깊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한 기분을 주 증상으로 하며 다양한 인지 및 정신적・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행복한 느낌의 상실로 피로, 권태감, 무기력 등이며 수면장애, 식욕장애, 성기능 장애 등을 함께 겪을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은 우울증 초기에 주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불면증 혹은 과다 수면 등의 수면장애를 호소한다. 특히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는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와 구별하기 어렵다. 즉 우울증으로 인한 무력감이나 집중력 저하 등을 체력 저하로 인한 단순 피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단순 피로로 생각하여 참고 지내다가 증상이 심해져 한의원이나 병원에 내원하는 분들 중에 결국 우울증으로 진단받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노인성 우울증의 경우에는 무기력감보다 어지럼증, 소화불량, 전신의 통증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더 빈번하기에 우울증과 무관한 증상으로 치료를 받던 중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과 같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저하로 인한 생물학적 요인과 주변 환경 및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사회적 요인이 있다. 그 외에도 내분비 이상, 암, 뇌졸중 등의 질환, 약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가족 중에서도 우울증이 있는 경우 우울증의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우울증을 주로 울증(鬱症)으로 이야기한다. 울(鬱)이라는 글자는 답답하다는 의미로 한의학에서는 ‘뭉쳐서 펴지지 않은 상태’, ‘막혀서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뭉치고, 막힌 상태의 주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뜻한다. 즉 우울증은 나의 몸과 마음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못하고 뭉쳐져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사상체질의 관점에서 보면 집안에 머무르기를 좋아하는 태음인이나 소음인이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소양인이나 태양인에 비해서 비교적 우울증의 발생 빈도가 높을 수 있다.


치료는 몸과 마음이 소통되지 못하는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기에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 우울증의 치료는 면역력 증강 치료를 통해서 몸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동시에 한방 심리 치료를 통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약 치료와 침치료를 병행할 경우 집중력 저하, 무력감 등의 우울증 증상이 크게 개선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사상체질적인 관점에서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태음인과 소음인의 경우 외부 활동을 늘리고 진취적 생각을 하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소양인과 태양인의 경우 명상 등을 통해 내면을 다스리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우울증을 앓은 기간이 오래될수록 치료 기간은 길어지기에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근처 한의원이나 병원에 내원하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여 평상시 운동부족으로 인해 굳어져있는 몸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취미 활동을 가지는 것이 좋다. 운동은 바깥과 소통할 수 있는 산책이나 조깅, 등산 등이 우울증 예방에 좋다. 하지만 최근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운동이나 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때에는 집에서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요가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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