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진의 ‘신경전(全)’] 얼굴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아요

평소 건강하던 50대 여자가 갑자기 한쪽 얼굴에 번개 치는 듯 심한 통증을 느꼈다. 가만히 있던 중에, 또는 말을 하던 중에 벼락이 치는 듯 깜짝 놀랄만한 통증이 생겼다가 곧 사라진다. 턱과 잇몸 부위의 심한 통증으로 치과를 방문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진통제를 먹어도 듣지 않고 세수를 하거나 식사를 할 때면 마치 칼로 베는 듯한 통증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 과장


위의 경우는 일상생활이 힘이 들 만큼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3차 신경통’ 환자의 사례이다.


3차 신경은 뇌 신경 중의 하나로, 얼굴 감각을 담당하고 있다. 얼굴 양쪽에서 세 갈래로 나뉘어 나오며 위쪽으로 뻗은 갈래는 이마, 머리, 두피까지 담당하고 2번째 갈래는 뺨, 3번째 갈래는 턱과 귀 앞쪽을 담당한다.


3차 신경통은 주로 2번째, 3번째 가지에서 잘 발생하여 주로 턱과 뺨 쪽의 통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치과 질환으로 오해하고 치과를 찾는다. ‘전기가 흐르는 듯’ 또는 ‘칼로 베이는 듯’ 한 통증이 짧은 시간에 극심하게 나타나서 통증에 대한 공포가 큰 편이다.


세수, 양치를 하다가 혹은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아무런 유발 인자 없이도 갑자기 닥치기도 한다. 주로 얼굴 한쪽에 10초에서 1~2분 정도 송곳으로 찌르거나 감전된 것처럼 통증이 간헐적으로, 반복적으로 생긴다.


3차 신경통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뇌 안에서 3차 신경 주변의 혈관, 종양과 같은 구조물에 의해 압박을 받으며 자극이 돼 생길 수 있으며, 외부 충격에 의한 외상 등도 삼차 신경 손상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이나 중이염이 안으로 퍼지면서 3차 신경통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원인을 잘 모르는 특발성 3차 신경통도 많다.

3차 신경통의 진단에는 환자의 증상이 가장 중요하다. 문진과 신체 검진을 하고 3차 신경통을 일으킬만한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뇌 MRI검사 등을 시행해 보게 된다.

3차신경통의 일차 치료는 약물이다. 뇌전증에 쓰이는 항경련제가 오래전부터 효과적인 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계열의 약을 쓰면서 통증의 조절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약물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경피적 신경 치료나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미세혈관 감압술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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