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여름철 과일과 한의학 4편: 포도

포도는 갈매나무목 포도과 낙엽성 덩굴식물의 과실로 우리나라에서는 8월이 제철인 여름과일이다. 포도는 향미가 좋고 육즙이 풍부하며, 포도의 명칭은 유럽종의 원산지인 중앙아시아 지방의 원어라고 알려져 있다.

포도는 기원전 6000년경 터키 북부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여 점차 이집트 등 주변국으로 재배지역이 확산됐다. 동양권에는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졌다는 설이 유력하며, 우리나라에는 포도가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불교와 함께 전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라시대의 유물들에 나타난 포도의 흔적으로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 반덕진 덕진한방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이후 우리나라에서 포도는 사원에서 소규모로 재배되어 오다가 20세기 초 국가정책에 의해 대량으로 민간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경기도 안성시 및 화성시, 충청남도 당진시, 경상도 전체를 주산지로 하여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포도의 성분은 포도당과 과당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타민 A, B1, B2, C, D 등의 비타민 함량 또한 풍부하다. 당분은 성숙도에 따라 증가하고 산도는 감소해 완숙하면 당분의 함량이 최대가 된다. 포도에는 주석산과 사과산이 풍부하며 칼슐, 인, 철, 나트륨, 마그네슘이 포함돼있다.

최근에는 포도의 약효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포도껍질과 씨앗에는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C, E와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은 심장병과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또한 포도에 포함된 탄닌은 변비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고, 포도껍질에 함유된 안토시아닌은 야맹증 개선효과가 있으며,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의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그리고 포도 씨앗에 존재하는 ‘프로안토시아니딘’이라는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력이 있어서 대장암을 비롯한 암 생성 억제효과가 있으며 위궤양, 당뇨병 합병증에 대한 억제작용이 있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한의학에서 포도는 과실, 껍질, 포도의 씨앗 포도나무의 뿌리, 줄기, 잎을 약재로 활용돼왔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 포도의 과실은 몸의 기력을 보강하고 근골격계의 통증을 치료하며 추위를 견디는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그 밖에 약성론(藥性論), 전남본초도설(滇南本草圖說) 등의 책에서 포도 과실의 효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포도의 과실은 소화기를 고르게 하며 이뇨작용을 하는 효과가 있으며, 임신부의 태아를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고, 자양강장의 효과가 있어 심장의 기능을 강화하며, 요통, 위의 통증, 정신의 피로, 가슴의 두근거림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 포도의 과실 외 다른 부분은 다음과 같은 효능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먼저 포도나무의 뿌리는 관절염, 좌골신경통, 타박상, 간염, 임신 중 입덧을 치료하고 임산부의 태동이 불안한 경우에 쓰인다. 최근 연구에서는 포도나무 뿌리에서 추출한 물질이 항산화 효과와 미백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리고 포도의 줄기와 잎은 몸이 붓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 피부의 부스럼, 결막염, 기침 등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포도의 껍질은 소화 기능을 강화하고 기침 치료에 활용되며, 포도의 씨앗은 당뇨병 치료에 쓰인다.

포도에 대해 사상의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태양인은 몸이 건조해지기 쉬운 체질이기에 기력을 보강하는 효능을 가진 포도는 특히 태양인에게 좋은 과실이며, 와인으로 섭취해도 좋다. 포도의 뿌리는 태양인의 구토와 딸꾹질, 하체무력에 치료약으로 쓰인다. 하지만 포도를 다량으로 복용하면 설사를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음인의 경우 소화기가 약하기 때문에 평소 대변이 무르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에 포도는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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