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1파크 제주, 팬이 뛰고 외친 결과가 구단 승률로 연결되는 참여형 응원리그 운영 중
■ 포토이즘·CGV, 야구 즐기는 방식 바꿨다…경기장 밖으로 확장되는 팬 경험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경험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경험 소비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 목적을 두기 보다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데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험 소비 트렌드는 프로야구 팬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단 로고가 새겨진 굿즈를 구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일상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응원 구단과의 접점을 만드는 이른바 '체험형 팬덤 소비'가 야구 마니아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야구 팬들의 소비 패턴이 진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밀접한 협업을 통해 팬들의 몰입도와 소속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 “야구장 풍경이 제주도로”… 9.81파크 제주, 리그 경쟁 구도 재현한 콘텐츠로 ‘원정 응원’ 개념 바꾼다
제주 애월에 위치한 국내 유일 그래비티 레이싱 테마파크 9.81파크 제주는 KBO와 손잡고 ‘내 꿈은 KBO 981리그 응원단장’ 캠페인을 지난 3월 28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파크를 찾은 이용객이 10개 구단 중 하나의 응원단장이 되어 팀의 승리에 직접 기여한다는 콘셉트의 팬 참여형 리그다.
캠페인은 실제 프로야구 리그의 경쟁 구도를 체험으로 재현한 게이미피케이션 구조로 설계됐다. 전용 티켓 구매 시 응원 구단에 자동 배정되며, 파크 내 12종의 액티비티 미션 결과가 실시간으로 소속 구단의 승률에 반영된다. 이용객의 주행 기록, 미션 수행 결과, 함성 데시벨까지 센서와 AI가 수집·분석해 10개 구단 간 경쟁 구도를 실시간으로 구성한다.
이 중 '소리질러', '응원질러', '세리머니'는 캠페인의 취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액티비티다. '소리질러'는 그래비티 레이싱 '레이스981' D3 코스 출발 직전 구단 응원 구호를 일정 데시벨 이상으로 외치면 가속 부스터가 발동된다, 레이스 종료 후에는 구단별 커스터마이징 주행 영상이 제공된다. '응원질러'는 9.81파크와 KBO 10개 구단 홈구장에서 앱을 통해 구단 응원 구호를 외치는 미션으로, 위치 인식 기반으로 운영되며 제주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홈구장에서 앱만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리머니'는 981클럽하우스 내 전용 공간에서 응원 퍼포먼스를 펼치면 360도 카메라가 이를 촬영해 영상 클립을 즉시 앱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팬의 응원 순간을 나만의 콘텐츠로 남길 수 있도록 했다.
KBO 리그 10개 구단이 모두 참여해 어느 팬이든 자신의 구단 응원단장으로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캠페인의 강점이다. 한 이용객은 "구단끼리 실제 리그처럼 경쟁하는 구조라 직접 뛰어든 듯한 현장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팬들의 자발적 반응이다. 전국 각지에서 제주를 찾는 방문객 중 구단 유니폼을 챙겨오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는 팬 스스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팬덤 소비가 체험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크 안에서 각 구단 유니폼을 입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 야구장에서나 볼 법한 응원 풍경이 제주의 테마파크 안에서 재현되고 있다.
공간 연출도 몰입감을 뒷받침한다. 입구 디스플레이존에서 10개 구단 마스코트와 슬로건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메인 광장인 센트럴에 마련된 '981 클럽하우스'에는 구단별 유니폼과 응원도구를 전시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9.81파크 제주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야구 팬이라면 한 번은 찾아야 할 제주 필수 여행 코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캠페인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운영된다.
● “일상 속으로 스며든 야구”... 포토이즘·CGV 등 ‘경험의 다변화’ 가속
팬들의 경험을 일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는 도심 곳곳에서도 포착된다. 국내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이즘은 최근 2026 KBO 리그 개막에 맞춰 ’2026 KBO X 포토이즘 프레임’을 출시했다. 각 구단의 개성을 반영한 ‘2026 마스코트 프레임’을 시작으로, 시즌 내내 다양한 콘셉트의 선수 프레임과 이벤트 콘텐츠를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셀프 촬영이 ‘유명인과 함께 찍은 듯한 연출’로 진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야구 선수 프레임은 팬들이 언제든 구단과 접점을 가질 수 있는 일상 속 접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야구장 밖에서도 팬심을 인증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MZ세대 팬들의 욕구를 정확히 관통했다는 분석이다.
영화관 공간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CGV는 KBO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개막부터 리그 주요 경기를 대형 스크린과 고품질 사운드로 생중계하며 관람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상영관 내에서 유니폼 착용과 응원도구 사용을 허용함으로써, 극장을 야구장 못지않은 뜨거운 응원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7월 올스타전 상영, 8월 야구의 날 뷰잉파티, '월간 CGV 씬-스틸러상' 시상 등 시즌 내내 팬 참여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으며, 포스트시즌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전 경기가 극장에서 상영될 계획이다. 이는 현장 직관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팬들에게 차별화된 ‘단체 관람 경험’을 선사하는 사례로 꼽힌다.
9.81파크 제주 관계자는 “최근 야구 팬들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즐길 수 있는 능동적인 콘텐츠에 열광한다”며, “이번 캠페인은 야구 팬들이 제주라는 특별한 여행지에서도 응원 구단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앞으로도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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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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