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열의 정형외과 이야기] 비 오기 전 쑤시는 관절, 기분 탓이 아니다?

환자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 정형외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그 6번째 이야기다.

-비가 오면 왜 관절 통증이 심해지나요?


외래를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 많은 분들이 이제 본인이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비가 내리기 전부터 이미 통증이 심해지는 걸 감지해 날씨가 바뀔 것을 미리 안다는 이야기다.


▲ 류승열 목동힘찬병원 원장


그렇다면 관절 통증과 날씨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지는 못했지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기압의 변화이다. 비가 오기 전이나 올 때 신체 주변이 저기압이 되기 때문에 관절 안쪽은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서 관절 주변 조직들이 팽창하면서 관절을 압박해서 통증이 심해진다는 가설이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은 관절이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리기 전부터 이런 통증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모든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비가 오기 전이나 비가 올 때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가설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비가 오기 전 또는 오는 날 관절에서 통증을 느낀다면 관절염이 있을 수 있으니 가까운 정형외과 의원에 방문하여 관절염에 대한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비가 오는 날 관절염 환자는 실내 습도를 낮춰주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가 높게 되면 체내에 있는 수분이 몸 안에 쌓이다 보니 관절의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여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면 왜 관절이 시큰거리면서 아플까요?


에어컨이나 선풍기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게 되면 관절 안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고 관절 주변의 근육이 뭉치게 되어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경우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차가운 바람으로 인해서 관절 안에 있는 관절액을 굳게 만들어 관절염 증상을 심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관절 주변에 있는 혈관이 수축하게 되어 일시적으로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서 통증이 심해진다.


따라서 관절염 환자의 경우 직접적으로 에어컨이나 선풍기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지 않는 것이 좋고 피하기 힘들다면 담요나 옷으로 관절 부위를 덮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외 온도차가 크지 않도록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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