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코로나19백신, 제가 맞아봤습니다! (feat.아스트라제네카)

안녕하세요, 눈 건강 주치의 정종진 입니다. 본래 오늘은 ‘녹내장 약을 넣고 눈이 퉁퉁 부었어요’로 만나려고 했었는데요. 지난주에 백신을 맞게 되어 백신 접종 후 느낀 점을 생생히 전달하고자 주제를 바꿔보았습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지난주 금요일,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1차 백신접종이 있었습니다. 백신 접종은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었구요. 백신 종류는 ‘아스트라제네카’ 였습니다.


주변에 아스트라제네카(이하 AZ) 백신을 먼저 맞은 지인들이 있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백신을 맞으면 처음에는 괜찮은데 시간 지나면서 열이 나고 몸살기운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우스갯소리로 ‘AZ 백신은 아재 판정 백신이어서 백신을 접종 받은 후 아무 증상이 없으면 아재고, 증상이 나타나면 젊다는 증거다’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젊을수록 증상이 더 많이, 더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풍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경도의 알러지가 있는 저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사실 두렵기도 했는데요. 일단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 병원에서 맞고 경과를 볼 시간이 있으니 무슨 일이 난다고 하더라도 ‘주변사람이 살려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접종 받기를 결심했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백신 접종일이 다가왔습니다. 휴가라 오전엔 운동을 하고 오후 2시에 병원에 가서 백신을 맞았습니다. 백신은 근육주사로 맞아야 해서 어깨의 삼각근 부위에 맞게 되고 접종 당일에는 샤워를 하면 안되는 점,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체 상태에 대한 문진을 마치면 주사를 맞게 됩니다. 접종 후에는 질병관리청에서 예방접종증명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여행이나 타 지역 이동 시 앞으로는 증명서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 예방접종증명서.


다른 백신 주사보다 더 아프지도, 덜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혹시 모를 아나필락시스 발생을 대비해서 30분동안 상태변화가 있는지 살펴본 후 귀가하기로 돼있었는데요. 접종 후 10분정도 지났을 때, 약간의 어지러움 정도를 느꼈지만 금세 괜찮아졌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한국녹내장학회에서 주관하는 ‘녹내장 바로알기 유튜브 강연’을 준비하느라 더 바쁜 일정을 보냈고 9시쯤 퇴근해서 친구와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증상이 하나도 없는걸 보니 이제 우리도 아지매 인가보다~” 하며 뒤에 있을 후폭풍은 예상도 못한 채 수다를 떨고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됐습니다. 토요일 수술이 있던 저는 6시경 눈을 떴는데 열이 나면서 온몸이 누구한테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자는 동안에 누가 와서 때리고 간 것 마냥 근육통이 심했습니다. 타이레놀을 복용 한 후 수술을 마치고 바로 귀가해 침대와 한 몸이 된 저는 사경을 헤매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저한테 발생했던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은 면역반응이 생기면서 항체가 생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항체생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타이레놀은 복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NSAID 제제는 항체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백신접종을 생각하고 계신 분께서는 미리 타이레놀을 구비하시고 접종을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증상을 생각해보면, 백신 접종 후 12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조금씩 나타났고, 24시간에서 36시간 사이에 증상이 가장 심했습니다. 48시간 동안 38도 이상의 열이 발생하여 타이레놀(625mg)을 총 6번 복용했지만 37.5도 정도로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건, 48시간정도 지나기 시작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열도 내리고 근육통도 사라지는 겁니다. 불과 몇시간 전 사경을 헤맬 정도로 아팠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처럼 회복이 되더라구요. 인체의 신비를 다시 한번 체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든 생각은, 코로나에 걸리면 이보다 더 아플 텐데 그럼 정말 너무너무 힘들고 괴롭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아팠지만 그래도 백신을 맞는 게 낫겠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보다 조금 더 길게, 심하게 앓았던 것 같고 평소에 더 운동도 열심히 하고 했던 후배는 오히려 멀쩡한 경우도 있어서 백신의 부작용은 사람마다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3개월 후 2차 접종이 있을 예정인데, 그때는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오늘 경험담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백신을 맞고 안 맞고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며, 그 선택을 하시는 데 있어서 주변에 백신을 맞은 후 경험담을 들으시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런 시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다시 한번 당부 드리고 싶은 점은 백신 접종 계획이 있다면 타이레놀은 꼭 충분히 구비하고, 만약 해열제를 복용한 후에도 고열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해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두 코로나로부터 해방되는 그날까지… 건강하세요!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