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녹내장 안약을 넣었더니 팬더가 됐어요!

안녕하세요, 눈 건강 주치의 정종진입니다.


오늘은 저의 전문분야인 녹내장 약물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녹내장은 여러가지 원인들, 특히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압력보다 높은 안압이 주요 원인이 돼 시신경이 손상되며 시야가 좁아지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녹내장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 거의 유일한 치료입니다. 녹내장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레이저나 수술치료를 하게 됩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녹내장 약물은 1877년 부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필로카르핀이라는 제제가 제일 처음 사용됐고, 그 뒤를 이어 약 100년 뒤 쯤 베타차단제가 주로 사용 됐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의 약물이 등장하면서 녹내장의 1차 치료 시 이 계열의 약물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2021년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1차 치료제로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런 말이 있죠, “몸에 좋은 약이 입에도 쓰다”.


진료를 하면서 이런저런 성분의 약을 처방하고 있지만, 늘 이 속담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안과뿐 아니라 여러 가지 영역에서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이 약제는 효과가 좋은 만큼 우리 몸의 여러 기관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눈 쪽으로는 백내장이나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적정 용량을 적정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녹내장에 사용하는 약물은 굉장히 많은데요. 각 계열별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다릅니다. 오늘은 녹내장 약물 별 부작용 또는 금기사항에 대해 설명 하겠습니다.


먼저 오늘의 제목에서 언급했던 ‘팬더 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약물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단일 성분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녹내장 약물은 바로 프로스타글란딘 제제인데요. 이 약물은 피부에 닿으면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시간 사용하시던 분들 중, “다크서클이 심해졌다”, “팬더눈이 됐다”며 놀라서 내원 하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러한 색소 침착 부작용은 대부분 약물을 중단하면 호전이 되는 가역적인 변화가 되겠습니다.


또한 약물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리 겁을 먹고 약물을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약제는 단일 제제 중 안압 하강 효과도 제일 좋고, 하루에 한번 점안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분들의 순응도도 높여줄 수 있는 좋은 약제이기 때문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 제제의 부작용으로는 색소 침착뿐 아니라, 충혈이 발생하거나 눈썹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눈썹이 길어지는 부작용을 역으로 이용하여, 속눈썹 영양제처럼 피부과에서 처방돼 마스카라처럼 바르는 형태로 나온 적도 있습니다. 또 일부의 경우에서는 윗눈꺼풀 고랑쪽이 쑥 들어가는 ‘윗눈꺼풀 고랑 패임’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발견 후 바로 다른 계열의 약물로 바꿔주면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취침 전 오른쪽 눈에 약을 점안하는 환자. 오른쪽 눈썹이 길어졌고, 눈 주변의 착색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윗눈꺼풀의 지방이 꺼지면서 쌍꺼풀이 진해졌다.

녹내장 약은 꾸준히 점안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약을 넣고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점안을 중단하고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 하에 다른 계열의 약물로 변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를 무서워하기 보다는 꾸준히 점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녹내장 약을 넣었더니 퉁퉁 부었어요’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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