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희의 건강한 호르몬] 칼슘, 음식이 영양제보다 좋다

건강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어르신들께서 꼭 하시는 질문들이 있다.

“무슨 영양제를 먹을까 ? 추천 좀 해줘 봐요”

오늘은 그 중 대표적으로 많이 물어보시는 칼슘약에 대하여 생각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인간의 뼈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약해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갱년기를 전후 하여 뼈의 강도가 빠르게 약해지게 된다. 뼈는 칼슘을 기본적인 성분으로 한다. 따라서 칼슘이 풍부하면 아주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칼슘을 많이 먹으면 정말 그렇게 좋을까 ?

▲ 안재희 혜민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우리 몸의 칼슘은 뼈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세포의 기능, 심장, 근육의 움직임 등에 모두 관여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적절한 범위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중요 미네랄 중 하나다. 칼슘이 부족하다면 신체 기관의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뼈의 칼슘을 쏙쏙 빼서 쓰게 된다.


따라서 칼슘을 매우 적게 섭취하는 것은 문제이다. 그러나 칼슘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골절의 위험도가 줄어들거나 뼈의 강도가 정말로 매우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심근경색 및 혈관질환, 사망률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쯤 되면 고민이 된다. 그래서 칼슘을 먹으라는 이야기인가? 먹지 말라는 이야기인가 ?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영양제에 너무 의존 하지말고 건강한 식사를 통해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의 경우에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영양제로 섭취하는 것보다 뼈에 더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다. 칼슘이 많은 음식에는 우유, 치즈 등 유제품과, 케일, 고춧잎, 무청, 시금치 같은 녹색 잎 채소, 멸치, 뱅어포, 정어리 처럼 뼈를 먹는 생선, 두부 등이 포함된다. 아몬드, 땅콩 같은 과일과 귤, 사과와 같은 과일에도 칼슘이 포함되어 있다.


즉, 야채, 생선, 과일 등 골고루 먹으면 건강한 칼슘을 신경쓰지 않아도 섭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보자.

하루동안 뱅어포 1장 (158mg) + 배추김치 (32mg) + 밥3공기 (63mg)+ 생물미역 2/3 (107mg) + 고등어 한토막 (56mg) + 두부 1/5 모 ( 145mg) +우유 (224 mg) 를 먹는다면 약 785 mg 의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물론 음식을 먹기 어려운 경우라면, 약으로 추가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다만 영양제가 음식보다 더 좋은 게 아니라, 건강한 음식이 영양제보다 더 좋은 것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칼슘 단독 섭취는 권장하지 않는다. 비타민 D 와 복합섭취가 중요하다. 이왕에 약을 먹어야 하는데 비타민 D와 칼슘 약 중 한가지에 더 중점을 둔다면 비타민 D 에 더 장점이 있다.

비타민 D 역시 모두가 복용해야 하는 약은 아니다. 일반적인 인구에서의 연구했을 때 비타민 D가 골절을 줄였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그러나 비타민 D 결핍 (25-hydroxyvitamin D <30nmol/L) 이 있는 있는 사람에서는 비타민 D 보충이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비타민 D는 장에서의 칼슘 흡수를 도와 혈액 속의 칼슘을 안정화 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비타민 D 의 권장량은 일반적인 영양제 기준으로 하루 400-1000 단위 정도인데, 일반적으로는 2000 단위 까지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본다 그러나 4000 단위 이상 섭취는 부작용이 더 많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호르몬은 ‘적당한’ 것을 좋아한다. 음식으로 치면 ‘간’이 잘 맞는 상태가 좋다는 것이다.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상태, 그것이 가장 우리 몸이 맛있는 상태다.


그것을 어떻게 아냐고? 정확한 수치와 결정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병원을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내 몸의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여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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