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달에서 첫 골프를 치다…윌슨 6번 아이언·‘뒷땅, 뒷땅…생크’

아폴로14호 셰퍼드 선장 100㎏ 우주복 입은 채 한 손 스윙

50년 전 오늘은 인류가 처음으로 달 표면 위에서 골프를 친 날이다. 


1971년 2월 6일, 아폴로 14호의 선장 셰퍼드는 암석 채취 임무를 마친 뒤 자신을 촬영하던 카메라 앞으로 뒤뚱뒤뚱 걸어 나왔다. 한 손에는 골프채, 다른 한 손에는 골프공을 든 채로, 셰퍼드는 “6번 아이언, 그리고 왼손에는 미국인에게 아주 익숙한 하얀 공이 있다”면서 “샷을 할 건데 아쉽게도 우주복이 유연하지 못 해 양손으로 칠 수가 없다. 그래서 한 손으로 벙커 샷을 하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샷과 두 번째 샷은 이른 바 ‘뒷땅’ 이었다. 이윽고 세 번째 샷은 공을 맞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방향이 잘 못 됐다. ‘생크’. 네 번째 샷은 그런데로 잘 맞아 앞으로 날아갔다. 인류가 달에서 기록한 첫 번째 ‘정타’였다.


당시 셰퍼드는 지구에도 중계됐던 화면에서 이 공을 맞힌 뒤 “마일즈, 마일즈, 마일즈(miles and miles and miles)”라고 외치며 수km를 날아갔다고 외쳤다.


현재도 여러 SNS에는 셰퍼드 선장이 골프채와 공 두 개를 몰래 달에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이 후 셰퍼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도부에 공식 보고를 마친 ‘실험’의 일종이었다고 밝혔다. 


▲ 달 표면에 선 셰퍼드 아폴로14호 선장.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다만 이 같은 실험은 전적으로 셰퍼드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NASA 등에 따르면 골프 애호가이기도 했던 셰퍼드가 달에서 골프를 쳐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당시 책임자는 “절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셰퍼드는 “미국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6분의 1밖에 안 되는 달의 중력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설득했고, 모든 과학 임무를 수행한 뒤에 하겠다는 약속을 해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셰퍼드가 사용한 아이언 역시 그가 직접 휴스턴에 있는 한 컨트리클럽의 프로골퍼에게 ‘윌슨 스태프’ 6번 아이언 헤드를 장착할 수 있는 접이식 골프채 제작을 부탁했던 것으로 이 후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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