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가 감소한 가운데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혀온 청년 여성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청년 여성의 노동과 출산’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노동참여가 크게 증가하고 가정과 일에 대한 청년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의 경제 활동참가율은 1963년 37%에서 2019년 약 60%로 23%p 상승했다. 여성 임금근로자 비중도 1980년 39.5%에서 2018년 77.3%로 크게 증가했다.
청년의 생애설계도 ‘일’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남녀 모두 ‘가정 일에 관계없이 계속 취업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중은 2019년 남성 60%, 여성 63%로 2011년 대비 각각 12%p, 10%p 증가했다.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2019년 ‘일과 가정생활 둘 다 비슷하게 우선순위를 둔다’는 응답은 여성 46.4%, 남성 39.5%로 각각 2011년 대비 7.4%p, 10%p 증가했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청년 여성의 열악한 노동환경이나 결혼과 출산이 페널티로 작용하는 경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을 기점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의 경력단절은 출산연령이 늦춰지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이동했을 뿐 지난 2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불안정한 노동에 대한 노출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남성 29.4%, 여성 45%로 차이를 보였다.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도 여성 56%로 25%인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노동시장의 열악성은 임금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2019년 현재 20대 후반 정규직 여성은 임금은 남성의 91%, 30대 초반은 87%, 30대 후반은 78%, 40대 초반은 71% 수준이었다.
지난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모두가 누리는 워라밸, 성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구현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생후 12개월 이내 아이가 있는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 할 경우 석달간 최대 1500만원을 지원하는 ‘부모 모두 3+3 육아휴직제’와 육아휴직 소득대체율 인상, 육아휴직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등이 대책이 마련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박진경 사무처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노동환경의 변화를 위해서 기업과 사회가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차원의 공론화 작업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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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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