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화선 교수 칼럼] ‘보조 생식술’이란 무엇인가요?

대한민국에서는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 시술을 모두 포함해 ‘보조생식술’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인공수정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자궁강내 정액 주입술’입니다. 즉, 특수하게 처리한 정자 또는 정액을 자궁강내에 주입해주는 시술입니다.

자연 임신은 배란된 난자가 난관으로 흡수되고 부부관계를 통해 질에 사정된 정자들이 나팔관까지 헤엄쳐서 올라간 이후 수정이 되고, 이후 분열과 이동을 통해 자궁내막에 착상하는 과정입니다.


▲ 구화선 분당차여성의학연구소 교수


이에 비해 인공수정 즉, 자궁강내 정액 주입술은 자궁 안쪽에 정액 또는 정자를 직접 주입해 나팔관에 머물러 있는 난자와의 만남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해주는 과정입니다. 정자의 긴 여정(질에서부터 나팔관까지)을 자궁에서 나팔관까지의 조금 짧은 여정으로 만들어서 더 많은 정자들이 난자를 만나러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시술입니다.

하지만 이 시술이 정자가 난자를 뚫고 들어가는 과정인 ‘수정’에 도움이 되는 시술은 아닙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자연임신의 성공 확률을 20% 내외로 본다면 인공수정의 성공확률은 약 25%로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인공수정은 나팔관이 정상기능을 하는 경우에만 시도할 수 있는 시술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시험관 아기 시술은 배란 되기 전의 난자를 몸 밖으로 채취하고 실험실에서 정자를 만나게 해 수정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시술입니다. 즉 체외에서 수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체외수정 또는 시험관에서 수정이 이루어진다고 해 ‘시험관 아기 시술’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한 정자와 난자의 수정문제를 극복해 줄 수 있고, 정자의 모양이나 운동성 저하, 정자 수 저하 등 많은 남성 요인의 난임을 극복해 줄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현미경하에 좋은 정자를 골라서 직접 난자에 찔러 넣어주는 ‘미세조작술’은 많은 남성요인의 난임, 즉 수정문제를 해결한 획기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임신을 위해서는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하겠지만 그 중 배란, 수정, 착상 이 세가지 단계는 아주 기본적인 단계이며 이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임신이 불가능합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임신에 매우 중요한 배란, 수정, 착상 중 배란과 수정이라는 부분까지 체외에서 확인하는, 즉 과학기술로 해결해주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여성의 몸은 착상단계만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되는 것입니다.

인공수정이나 자연임신에 실패한 경우 수정은 됐는데 착상이 안 되는 것인지, 수정단계부터 실패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험관 아기 시술은 모든 단계를 사람의 눈으로 체외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의 실패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관 아기 시술의 성공 확률은 인공수정이나 자연임신보다 높은 35~60%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가지 사회적 원인에 의해 난임부부가 증가하고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임신하는 커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시험관 아기 시술로 태어난 아기가 자연임신으로 태어난 아기에 비하여 특정질환의 빈도가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로 태어난 최초의 아기는 1978년생입니다. 이후 약 40년 동안 시험관 아기 시술은 전세계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고, 난임극복의 아주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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