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렬의 정형외과 이야기]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3가지 조건

환자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 정형외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그 8번째 이야기다. 8번째 이야기부터는 몇 편에 걸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다.


- 정형외과 병원에 갔더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라고 하는데 꼭 해야 하나요?


외래를 보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수술이라는 부담감 또는 걱정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병이 악화되어 고생하다가 더 큰 수술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인공관절 수술도 마찬가지다. 오늘 말하는 내용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 받고 정말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환자 분들이 꼭 읽어보고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작성했다.


▲ 류승열 목동힘찬병원 원장

일반적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마지막 단계에 하는 수술이다. 퇴행성 관절염 마지막 단계의 대부분 환자들은 수술을 권유 받기 전에 약, 물리치료, 주사치료, 또는 관절경 등 여러가지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다. 심지어 다양한 민간요법 치료를 해 본 환자들도 많다. 최근에는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70세가 넘은 고령의 환자들도 줄기세포에 대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것일까? 수술을 안하고 퇴행성 관절염을 극복해 낼 수는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럼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란 무엇일까? 통증이 심하지 않은데 단순히 X-ray나 MRI상 연골이 닳아서 하나도 없으면 수술적인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것일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충족시키는 세가지 조건이 있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가지 조건은 첫째 방사선학 검사에서 (X-ray, MRI) 뼈를 싸고 있는 관절 연골이 거의 다 닳았거나 완전히 닳았을 때, 둘째 무릎 통증으로 인해서 일상 생활이 많이 힘들거나 불가능할 때, 셋째 나이가 65세가 넘었을 때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67세 여자 환자인데 방사선학 검사를 했더니 연골이 다 닳았다. 그런데 환자는 통증이 있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고 일상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두 번째 조건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70세 남자 환자인데 방사선학 검사를 했더니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환자는 일상 생활은 하는 것이 많이 힘들고 통증이 심했다. 이런 환자는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인공관절 수술보다는 다른 치료 방법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위에서 말한 3가지 조건이 절대적인 조건이 될 수는 없다. 때로는 다른 이유로 인해서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지만 수술적 치료가 권유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병원에서 수술적 치료를 권유 받았다면 수술적 치료 이외에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는 것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시간에 수술적 치료를 받고 재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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