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아빠의 캥거루 육아] 심잡음의 증상과 진단, 그리고 치료법

지난 시간에 이어 심잡음에 대해 마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4. 심잡음이 크면 심장병도 심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수도 호스로 물을 뿌릴 때를 예로 들어, 구멍을 작게 할수록 쉬익 소리가 더 커지며 물줄기가 멀리 날아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구멍이 있는 선천성 심장병의 경우엔 오히려 결손(구멍)이 작을수록 심잡음 소리가 클 수도 있고, 결손이 굉장히 큰 경우이지만 오히려 심잡음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반대로 혈관이 좁아져서 들리는 심잡음은 상태가 심할수록 소리도 커지기 때문에 심잡음의 크기가 심장병의 심한정도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예로 들면, 출생 이후로 병원에서 별 이상 없이 지내던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도중 심잡음이 작게 들리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전원돼 심장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바로 수술을 요하는 상태로 대학병원에 가도록 한 적도 있습니다.

5. 소아 심잡음의 증상은 무엇이 있나요?

많은 경우 심잡음은 병원에서 진찰하기 전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모습만으로 심잡음 여부를 판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어떤 심잡음은 출생 직후엔 들리지 않다가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에 들리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경우는 병원마다 심잡음 여부를 달리 진단할 때도 있습니다.

심잡음의 원인이 선천성 심장병에 동반된 경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있을 수도 있으며, 점점 수유가 곤란해지거나, 땀을 많이 흘리고, 호흡하기 힘들어하거나 빨라지며,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움푹움푹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체중이 잘 늘지 않거나 소변량이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6. 소아 심잡음을 진단하고 검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러 가지 검사방법이 있지만, 우선 다른 동반 기형이 있는지 살펴보고, 청색증이나 가슴의 움직임, 경정맥 확장이 있는지, 손가락이 개구리 발가락(곤봉) 모양처럼 보이지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그 다음 가장 기본적으로 청진기를 통한 진찰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심장잡음이 확인되면 X-ray,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되며, 이 중 심장초음파 검사는 대부분의 소아 심잡음, 선천성 심장병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확정적인 검사법이라 하겠습니다.

7. 소아 심잡음의 치료는 무엇인가요?

우선 무해성, 기능성 심잡음은 치료가 필요없습니다. 심장의 구조와 기능은 정상이나 혈류의 흐름에만 이상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선천성 심장병에 동반된 심잡음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약물치료나 수술을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심방중격결손이나 심실중격결손증과 같은 선천성 심장병은 결손의 부위와 크기에 따라 수술을 요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타입은 치료를 하지 않고, 심장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경과관찰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진단명이라 하더라도 치료 계획이나 경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에서 예시로 들었던 심방중격결손, 심실중격결손증 등의 경우 심장 상태는 점점 악화돼가지만, 심잡음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하며 반드시 추적검사를 하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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