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쑥의 한의학적 효능과 주의점

쑥은 봄에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국화과 식물이다. 쑥에 대한 옛 기록은 삼국유사(1394년 간행)에 수록돼 있는 단군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조선 건국설화인 단군신화에서 쑥이 등장한다는 점은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쑥이 자생하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 반덕진 덕진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또한 쑥은 우리나라에서 봄 제철음식으로 오래전부터 활용됐다. 중국에서 간행된 거란의 역사책인 거란국지(1180년 간행)에는 “매년 단오절에 요나라 궁정에서는 발해의 요리사가 쑥떡을 만들어 황실이 먹었다.”라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이는 쑥이 그만큼 우리 민족에게 친숙하고 식재료로 자주 사용된 식물임을 나타낸다.

현재 쑥은 국내 전역에서 자란다. 황해쑥은 국내 중부 이북 서해안 지역에 주로 자생하고, 산쑥은 울릉도와 독도에서 자란다. 쑥은 약용 및 식용으로 활용됐다. 4월경의 어린 쑥은 식용하고 수분이 많은 성장기의 쑥은 약용하며 노령기 쑥은 뜸이나 외용으로 주로 쓴다.

쑥잎은 한의학에서는 주로 지혈약으로 활용됐다. 동의보감(1610년 편찬)에는 피를 토하는 증상, 대소변의 출혈 증상, 여성의 생리불순 등을 쑥잎으로 치료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의 한의학 연구를 살펴보면 쑥잎 추출물로 만든 주사액이 만성 간염을 치료한 보고가 있었고 쑥잎 추출물이 위점막의 손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었다. 그 외에도 쑥잎이 만성 기관지염, 피부염, 급성 설사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보고가 있었다. 이는 쑥잎이 지혈약 외에도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쑥잎을 약재로 복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동의보감에서는 쑥잎의 독은 몸에 열을 생성시키고 눈에 염증을 유발시키며 심하면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쑥잎을 약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체질에 맞는 복용이 중요하다. 쑥잎은 특히 따뜻한 성질로 인해 몸이 쉽게 차가워질 수 있는 소음인에게 적합하다.

소음인의 생리불순이나 아랫배가 찬 증상을 치료할 때 쑥잎 4g을 차로 하루 1잔씩 섭취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소양인의 경우 몸에 열이 쉽게 쌓일 수 있어 쑥을 오래 복용하게 되면 쌓인 열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소양인은 쑥잎을 음식으로 잠깐 섭취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장기간 약물로서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쑥과 유사한 사철쑥은 쑥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쑥의 학명은 Artemisia argyi Levl이며, 사철쑥의 학명은 Artemisia capilaris Thunberg으로 쑥과 사철쑥은 같은 국화과이지만 서로 다른 약재이다. 효능도 서로 달라서 사철쑥은 활달, 담낭염을 비롯한 간담도계의 염증의 치료하는 효능을 가지며 그 외에도 피부습진 초기의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쑥과 사철쑥이 서로 효능이 다르기에 복용할 때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쑥잎은 뜸 치료의 주재료로 쓰인다. 민간에서는 쑥잎을 활용한 뜸 치료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뜸 치료는 잘못 시술됐을 경우 화상과 화상으로 인한 감염 및 흉터, 알레르기 피부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뜸 치료를 환자의 체형과 심리 상태, 병증, 시술부위, 시술시의 상황 등을 고려해서 치료하고 있다. 따라서 질병의 치료 목적으로 뜸 치료를 받을 때는 반드시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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