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아빠의 캥거루 육아] 소변을 자주 보는 아이

화장실에 다녀온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소변을 보러 다시 화장실을 들어간다는 아이들을 종종 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요로감염이 아니냐며 걱정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소변을 자주 보는 아이에서 고려해야 하는 몇 가지 사항 및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우선, 소변을 자주 볼 때는 소변량이 어떤 지를 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자주 갈 때마다 별로 나오는 것도 없으면서 자주 간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빈뇨가 있을 때 소변량이 많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단순 수분섭취가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당뇨가 있거나 요붕증이라는 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꼭 치료가 필요하므로 빈뇨를 간과하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빈뇨가 있는 소아에서 소변량이 적으면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소변량이 적더라도 반드시 병원진료는 필요합니다. 많은 경우 요로감염은 소변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즉시 진단할 수 있으므로 꼭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하부 요로감염은 빈뇨 뿐만 아니라 급박하게 소변을 봐야 하거나 잔뇨감 혹은 가려움, 통증 같은 증상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로감염이 확인되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합니다. 항생제 투여 시에는 대부분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치료 시작 후 며칠만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치료가 다 된 줄 알고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복용법입니다. 증상이 금방 호전되어도 반드시 처방 받은 병원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치료 기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요로감염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빈뇨가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사실 진료현장에서의 경험으로는 빈뇨가 있는 환아 중 요로감염이 없는 아이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과민성 방광이라고 하여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방광이 예민해지는 경우입니다.


아이들이 느끼는 심리적 스트레스 원인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단체생활을 시작하거나 새로 옮기는 경우, 이사한 경우, 동생이 태어난 경우, 그리고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너무 이르게 시작하거나 강요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빈뇨는 놀이나 TV 시청 등에 몰입하는 경우에는 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중요합니다. 자꾸 빈뇨에 대해 아이를 다그치거나 창피를 주는 경우 빈뇨에 대해 아이가 의식을 하게 하고 하나의 스트레스를 더 얹어주는 꼴 밖에 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만한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교정하려 노력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소변에 대해 아이 앞에서 언급하지 않는 경우 스스로 잘 나아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여행을 하는 경우에도 아이가 소변이 마렵다고 하지 않는 이상 화장실 가겠냐고 먼저 묻지 않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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