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화선 교수 칼럼] 난임과 건강기능식품의 관계

36세 여성, 임신 시도 1년, 임신에 성공하지 못해서 난임전문병원 내원…


난임의 정의는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데 35세를 전후로 6개월에서 1년, 피임 없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전체 부부의 약 20%가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우, 기본적으로 3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 구화선 분당 차여성의학연구소 교수


첫 번째로는 피검사를 통한 호르몬 검사를 한다. 두 번째는 나팔관의 개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나팔관 조영술을 하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남성의 정액검사다.


이 세 가지 검사에서 모두 정상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난임부부의 30-40%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임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난임 의사들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경우 중 하나는 바로 난소기능 저하이다. 특히 요즘처럼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시대에, 난소 기능저하는 난임의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난소의 기능은 피검사에서 AMH(Anti Müllerian Hormone)라는 호르몬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고, 나이에 따라 정상 기준이 다르다.


이런 경우 난임의사들은 여러 방법 중 임신 성공률이 가장 높은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난소기능의 저하가 더 이상 진행되기 전에 임신에 성공하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임신시도는 대부분 과배란이라는 과정이 선행되는데, 이러한 과배란 과정을 거쳐 난자가 충분히 여러 개 배란 됐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임신 성공률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용량의 호르몬을 사용 했을 때, AMH수치가 낮은 사람 보다 AMH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더 많은 수의 난자가 배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나이가 40세 이상인 경우, 충분한 양의 호르몬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배란이 2개 미만, AMH가 0.5-1.1ng/ml이하인 경우를 저반응군(poor ovarian responder)라고 정의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난소의 기능을 좋게 만드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난임의사뿐 아니라 환자들도 난소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찾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최근 10-20년 사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난임의사들이 약물치료가 아닌 항산화제와 같은 영양성분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노력으로 많은 단체에서 항산화제와 같은 건강보조식품이 난자의 질 및 난소의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여러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약물에는 비타민C(Vit C), 이노시톨(myo-inocitol), 멜라토닌(melatonin) 등이 있고 이러한 물질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위와 같은 항산화 물질은 동물실험 및 이론상 난소의 기능향상 및 질적인 향상에 도움이 되는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건강보조식품으로 위와 같은 물질을 섭취했을 때 임신 가능성을 증가 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이,  연구결과에 근거를 둔 많은 영양성분을 함유한 건강보조식품들도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고 외국의 한 난임센터에서는 환자에게 여러 영양성분의 섭취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 및 난임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분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상황은 건강보조식품은 치료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여러 논문에 근거하면 건강보조식품으로 섭취하는 항산화물질은 난소기능의 향상 및 질적인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보조식품의 섭취는 난임의 치료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난소의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는 도움이 되는 것을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따라서 난임환자에서 건강보조식품의 섭취는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의 후 이루어 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