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화선 교수 칼럼] 임신인가요, 아닌가요?

임신인가요, 아닌가요?


-자궁외 임신 편.

평소 규칙적인 생리를 하는 A씨..


생리예정일이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기쁜 마음에 자가임신테스트기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역시나! 선명한 두줄이 보여서 기쁜 마음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당황한 A씨와 선생님, 피검사를 통해서 임신을 확인하자고 하신다.

A씨는 임신이 맞는 걸까요?


▲ 구화선 분당 차여성의학연구소 교수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가장 흔하게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은 자궁외 임신입니다.


자궁외 임신이란 아기가 자궁이 아닌 곳에 자리를 잡은 것을 이야기 합니다 가장 흔하게 자리 잡는 곳은 나팔관이며 자궁외 임신의 약 80%는 나팔관 임신이기 때문에, 자궁외 임신과 나팔관 임신을 같은 용어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난자는 배란이 되면 나팔관으로 들어가고, 나팔관에서 정자를 만나 수정이 이루어 집니다. 이후 3-5일간은 분열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자궁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궁외 임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궁외 임신의 원인으로 골반내 유착 등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자궁외 임신은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궁외 임신의 전형적인 소견은 초음파로 자궁 외의 곳에서 아기집이 발견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자궁 외에 자리 잡은 아기의 심장 박동이 초음파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수술적인 치료를 필요로하는 응급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궁 외에 자리 잡은 아기집은 자리면서 결국 출혈을 일으키며, 복강 내 출혈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신테스트기의 성능이 좋아지고 임신여부를 비교적 일찍 확인하기 때문에 위의 상황과 같이 응급한 경우가 흔히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일찍 자궁외 임신을 진단하여 불필요한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검사를 통하여 임신을 확인할 때 사용되는 호르몬은 beta타입의 인간융모성생식선 자극호르몬(b-hCG)입니다. 최근 임신테스트기는 혈청 b-hCG가 약 50mIU/mL 이상이면 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아주 이른 시기에도 소변검사로 임신 확인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b-hCG 수치가 적어도 1200-1500mIU/mL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임신테스트기로 두줄을 확인한 이후에 확실한 임신임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약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의 기간 동안에는 모든 경우가 가능합니다. 초기 정상 임신, 화학적 임신 및 자궁외 임신 이 세가지 경우를 모두 염두에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즉 임신테스트기 양성이면서 초음파로 아기집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출혈, 복통 등의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지켜본 후 진단 및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경과를 관찰하면서 1주일 이상이 지났는데도 아기집이 자궁 내에서 보이지 않을 경우, 대부분 피검사를 통해 b-hCG를 확인하게 되며 검사 결과에 따라서 약물치료나 수술적인 치료를 결정하게 됩니다,

약물치료는 약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되면 혈청 b-hCG를 확인하면서 치료 종료 시점을 결정합니다. 수술적인 치료는 혈복강 등이 관찰되는 경우에 시행하면 대부분 복강경으로 이루어집니다.

최종적으로, 자궁외 임신이 진단 되고 치료까지 마무리 된 이후 개인 차가 있지만, 수술적 치료 이후에는 약 3개월, 약물적 치료 이후에는 4-6개월 이후 다음 임신 시도를 권하며, 자궁외 임신의 기왕력이 있는 여성은 다음 번 임신에서도 자궁외 임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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