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눈에도 비늘이 생길 수가 있다고요?

눈에도 비늘이 생길 수가 있다고요? 


우리눈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수정체의 역할은 안구로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켜서 망막에 상이 잘 맺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카메라에 비유를 하면 렌즈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가 이제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아마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눈의 구조인 수정체에 ‘비늘’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비늘’ 이라고 하면 어류나 파충류의 몸을 덮고있는 얇은 조각을 떠올리실 텐데요, 다음에 보여드리는 사진과 같이 수정체 앞쪽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침착되는 것들을 눈에 생기는 비늘 이라고 하며(주황색 화살표), 이러한 질환을 ‘거짓비늘 증후군(Pseudoexfoliation syndrome)’ 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exfoliation’ 이라는 것은 ‘피부 등이 벗겨짐’을 뜻하는데 이를 우리나라에서 번역해서 사용할 때 ‘비늘’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본래에는 수정체 낭이 강한 열에 노출되거나 염증, 외상 등의 이유로 표층부의 낭이 심층부 표피층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진성비늘(true exfoliation)이라고 합니다.


거짓비늘 증후군(Pseudoexfoliation syndrome) 에서 ‘Pseudo’라는 것은 ‘거짓’ 이라는 의미로, 실제 수정체낭이 분리되어 생기는 진성비늘이 아닌 비정상적인 단백질 물질이 침착된 것을 일컫는다 하여 ‘거짓비늘’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거짓비늘은 수정체 뿐만 아니라 홍채, 각막내피 등 눈의 전안부 여러부위에서 관찰이 될 수 있습니다. 눈에 거짓비늘이 있는 경우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에 대해 몇가지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거짓비늘이 있는 환자의 약 40%가량에서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짓비늘이 방수가 빠져나가는 부분에 침착 되면 찌거기가 유출로를 막은 것처럼 방수의 유출이 방해받게 되고 이로 인해 안압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인종별로 발생률은 다르지만 북유럽인, 영국인, 독일인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비늘증후군이 더 많이 나타나지만 녹내장으로 진행은 남녀간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종진 김안과 병원 교수

두번째로, 거짓비늘이 있는 경우에는 백내장 수술시에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수정체를 잡아주고 있는 그물인 수정체소대가 약하거나 끊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수술시 산동이 충분히 되어야 수술이 쉽게 진행되는데, 거짓비늘증후군 환자에서는 산동이 잘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서 수술 난이도를 높이고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거짓비늘 증후군은 자체만으로는 치료를 할 필요는 없으나 녹내장으로 진행하는지 경과관찰을 하는 것이 좋으며, 거짓비늘녹내장으로 진행할 경우에는 원발개방각녹내장에 비해 치료 반응도 좋지 않고,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주치의의 치료에 잘 따라 경과관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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