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두 번 울리는 ‘림프부종’…적극적인 치료·관리 필요

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 이후에 림프부종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림프부종은 전신의 말단부로부터 중심부로 림프액을 이동시키는 림프계에 손상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림프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팔이나 다리의 극심한 부종을 일으키는데, 심한 경우에는 팔다리가 코끼리처럼 퉁퉁 부어오른다.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선천성인 경우도 있지만 주로 유방암이나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의 여성암 수술 이후에 발생한다. 그래서 림프부종 환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간혹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남성에게서 림프부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 고려대안산병원 제공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암 수술과 함께 림프절을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기 쉬워서다. 림프절을 절제하면 팔에서 올라온 림프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팔이 붓는다. 마찬가지로 난소암이나 자궁암 수술 시 골반 벽 주위의 림프절을 많이 절제하면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림프부종이 발생하면 초기 6개월 정도는 림프 마사지, 압박스타킹이나 붕대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는다. 50% 이상의 환자는 물리치료만으로 호전된다.

림프부종이 지속되면 세균 감염으로 팔다리가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봉와직염이 쉽게 발생한다. 봉와직염이 발생하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원인을 제대로 치료해야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다.

물리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아도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전문가들은 림프부종이 발생한 지 1년 미만인 초기 환자는 림프정맥문합술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덕우 고려대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림프정맥문합술은 팔이나 다리를 지나가는 림프관을 정맥과 연결해서 막혀 있는 림프액이 정맥을 통해 빠져나가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며 “0.3㎜의 림프관을 연결하는 작업은 초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반드시 미세수술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이 1년 이상 진행되거나 증상이 심하면 림프관 자체가 파괴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해도 오히려 정맥에서 림프액을 역류시키는 현상이 생기므로 림프절 이식술을 고려한다.

김 교수는 “다리에 림프부종이 심한 환자는 주로 겨드랑이 림프절을 채취해서 허벅지 안쪽에 이식하고, 팔에 림프부종이 심한 환자는 서혜부에서 림프절을 채취해 겨드랑이에 이식한다”며 “이때 림프절만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림프절에 연결된 혈관을 같이 채취해서 이식할 부위의 혈관에 연결해주는 과정을 거친다”고 부연했다.

림프절 이식술 역시 수술현미경을 동원해 매우 작은 수술 바늘로 봉합하는 고난도의 수술이며 평균 6시간 정도가 소요될 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수술이다. 림프정맥문합술보다 회복시간은 더 걸리지만, 림프부종이 상당히 진행된 후기에도 시행할 수 있다.

림프절 이식술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만큼 병이 진행된 경우는 림프절 이식술과 함께 지방흡입술이나 피부절제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비대해진 팔다리를 지방 흡입으로 줄여주거나 늘어진 피부를 절제하고 봉합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림프부종을 못 고치는 병으로 여겨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다만 림프부종은 100%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림프 마사지, 압박치료, 운동요법 등 꾸준한 관리를 통해 부종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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