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이 30% 증가…‘유방암’에서 가장 중요한 점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유방암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유방암 진료 환자는 2017년 20만 6308명에서 2021년 26만 9313명으로 30.5% 증가했다.


▲ 정승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제공


유방암, 자가진단으로 조기 발견이 중요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병이다. 유방암에 걸려 1기에 발견될 경우 완치율이 98%에 가까우나, 4기의 경우 생존율이 30% 미만이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혹이 만져지는 경우가 많은데, 유방암으로 인한 멍울은 단단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보인다. 유방암이 더 진행되면 유두에서 피 같은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나 피부의 함몰, 유두 주위 피부 습진, 혹은 겨드랑이에서 임파선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정승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초기 전조증상이 없다.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진단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방암 자가진단 테스트로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자가진단결과 이상이 있거나 정기검진이 필요한 경우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 검사는 대부분 X-ray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한국 여성의 경우 유방의 지방이 적고 유선조직이 많은 치밀유방이라 X-ray를 활용한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또한. 국내 50대 이하의 여성 50%가 치밀유방이기에 유방암 검사를 할 때에는 유방초음파를 함께 하는 것이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유방종양 성형술, 유방 모양 유지하고 흉터 최소화

수술이 필요할 경우 암의 위치와 분포에 따라 수술 범위와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유방의 모양은 최대한 유지하고 흉터는 최소화하는 유방종양 성형술이 이뤄진다. 유방종양 성형술은 암 제거 시 발생할 수 있는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륜 주변 또는 유방 밑 주름을 절개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암의 종류와 단계에 따라 다르지만 절개 범위도 매우 좁다. 보통 3㎝ 내외로 절개를 하는데 흉터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암 제거와 동시에 남아 있는 자가유방조직을 이용해 원래의 유방 모양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암 범위가 넓거나 여러 곳에 분포한 경우 유방 전체 절제를 해야한다. 이 경우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유방재건술을 시행할 수 있다. 유방재건술은 암 절제술로 인한 신체의 변형을 원상태로 복원하는 것으로, 보형물 혹은 자가조직을 이용한다. 자가조직을 이식할 때에는 배나 등의 조직을 떼어 이식한다. 최근에는 보형물과 자가조직 이식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유방재건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암 치료를 위해 가슴을 절제한 환자들의 경우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심하게는 우울증이나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유방종양 성형술이나 유방재건술은 유방의 모양을 유지 및 회복시켜 환자의 회복과 질환 치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재발환자 5명 중 1명, 수술 5년 이후 재발, 지속적인 관리 필요
유방암의 경우 재발률도 낮지 않다. 대한외과학회지(ASTR :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2023년 1월호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12.3%에서 재발이 일어났으며, 수술 5년 이후 재발한 환자는 그중 19.7%로 재발환자 5명 중 1명은 5년 이후에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교수는 “유방암은 5년 이후에도 재발과 전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다”며 “고위험 환자의 경우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호르몬제를 최대 10년까지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여성들만의 질병 아냐
남성들도 조기검진 필요

유방암은 남성들에게서도 발병한다. 남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2% 이지만, 발견이 늦어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남성 유방암 역시 여성 유방암과 흡사하다. 대개 유두 아래 단단한 혹이 만져져 병원에 오는데, 대체로 남성은 유방 조직이 많지 않고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병이 진행된 후 병원에 오는 사례가 많다.

40대 이하 젊은 환자 발생률 높아
운동, 금주 등 노력으로 위험인자 피해야

유방암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여 발병한다. 아직 완전한 예방법도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나, 국내의 경우 40대 이하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규칙적인 검진과 함께 평소 유방암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을 통해 유방암을 막고자 노력해야 한다.

유방암 위험인자로는 비만, 음주 등이 있다. 특히 비만은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폐경을 앞두고 있지 않더라도 운동을 포함한 신체활동은 유방암 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의 발생을 억제하기에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체중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주의 경우 폐경 여부와 상관없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키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22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경구피임약을 복용 중에 있거나, 첫아이 출산 이전에 20세 이하부터 사용한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복용을 중단하면 위험성이 사라진다. BRCA 유전자 변이로 선천적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은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타목시펜이나 랄록시펜과 같은 약제를 투여하거나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