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간 국내 일차의료의 질 전반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고혈압, 당뇨, 천식·만성폐쇄성 폐질환 입원율이 지속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소득과 질병에 따라선 차이가 있었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외래진료 민감질환(ACSC)’ 입원 추이와 위험요인을 공동 연구한 결과, 국내 일차의료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일차의료 질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미국 보건의료연구소에서 제안한 외래진료 민감질환 입원율을 사용했다. ACSC는 효과적인 외래 의료서비스를 적기 제공할 경우 질환 발생을 예방하거나 이미 발생한 경우 이를 조기에 치료·관리해 입원율을 낮출 수 있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ACSC 입원율이 낮을수록 해당 국가의 일차의료 질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는 국내 일차의료 질 현황과 추세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됐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2년간 19세 이상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천식, 심부전, 폐렴, 요로감염 등 ACSC 환자 약 1232만명 대상으로 예방가능한 입원율 추이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12년간 전체 ACSC 입원율은 2008년 5.0%에서 2019년 4.2%로 줄어 전반적으로 일차의료 질이 향상됨을 나타냈다. 질환별로 고혈압(1.4%→0.8%), 당뇨병(5.8%→3.3%), 만성폐쇄성폐질환·천식(4.1%→3.2%) 입원율이 감소했고 심부전도 2008년 대비 감소(11.4%→10.8%)했다. 다만 같은 기간 폐렴(24.5%→28.1%), 요로감염(5.7%→ 6.4%) 입원율은 늘었다.

연구팀 교신저자 이혜진 교수는 “지난 12년간 국내 일차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의료질 적정성 평가와 만성질환관리제 등 정책적으로 지속 관리하던 고혈압, 당뇨, 천식·만성폐쇄성질환의 입원율 감소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 교신저자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의료급여 환자의 입원율이 매년 감소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건강보험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의료체계 간 유기적 연계와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폐렴은 노인인구 증가와 함께 위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이라며 “지속적인 입원율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일차의료에서 종합적으로 관리·모니터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