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5.7% 상승...공공요금 23.1% 급등 ‘역대 최고’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면서 전월(9월)보다 상승폭이 0.1%p 확대됐다. 특히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 상승률이 23.1%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더불어 개인서비스 가격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월(6.9%)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면서 전체적인 물가를 끌어올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9.21로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6%)보다 0.1%p 오른 수치다.

▲ 통계청 제공

올해 소비자물가는 1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오다 8월에서야 오름세가 꺾였다. 이후 두달 연속 상승폭이 차츰차츰 가라앉았지만 한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를 보면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 8월 5.7%, 9월 5.6% 등이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품목들은 주로 가공식품·석유류 등 공업제품(6.3%)과 개인서비스(6.4%) 가격 등이었다. 공급 측 요인이라 볼 수 있는 공업제품 가격은 가공식품(9.5%)과 석유류(10.7%) 등이 모두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수요 측 요인이라 볼 수 있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도 1998년 4월(6.9%) 2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여기에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도 23.1%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물가를 밀어올리는 데 큰 몫을 했다. 지난달 전기, 가스, 수도요금 상승률(23.1%)은 관련 지표 작성을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 대비 4.8% 오른 107.4(2020=100)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2월(5.2%) 이후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의 범위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작성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06.09(2020=100)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올랐다. 이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4.5%)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로써 올해 물가상승률의 정점은 정부의 전망과 달리 7월(6.3%)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의 물가 흐름이 유지된다고 봤을 때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앞으로 6% 대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통계청의 판단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 상황으로 보면 7월이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물가 흐름이 어떻게 계속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6% 이상은 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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