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탓 감기인줄 알았는데…갑상샘 질환 주의보

일교차가 큰 가을에 접어들며 아침과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A(55세)씨는 푹 쉬어도 피로하고, 남들보다 추위를 더 많이 탄다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했다. 일교차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변비와 체중 증가 등 여러 증상이 동반되자 병원을 찾았고 갑상샘기능저하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갑상선은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성인의 대사과정을 촉진시켜 에너지를 공급하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호르몬 기관이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갑상선에 기능적 문제가 생겨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나 낮거나 결핍된 상태를 의미한다. 드물게 혼수를 동반하는 수준의 기능저하증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에는 사망률이 상당히 높다.


▲ 정홍규 세란병원 유방∙갑상선클리닉 외과 과장. 세란병원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갑상샘기능저하증 진료인원은 2016년 47만 2000명에서 2020년 56만 2000명으로 늘었다. 전체진료인원 중 연령대별로 50대가 23.4%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1.6%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47만명, 남성 9만 1000명으로 여성 비율이 높았다.

갑상선 자체에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만성 갑상선염)은 갑상샘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진다. 갑상선을 제거한 경우에도 갑상선 호르몬이 생성되지 못해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올 수 있다. 그 외에도 요오드 결핍 또는 과잉, 두경부암으로 경부방사선 조사를 받은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만성피로, 식욕 부진, 변비 등이 주요 증상이다. 또 열 발생이 줄어들어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많이 먹지 않음에도 체중이 증가한다.

이따금 기억력이 감퇴해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대사 저하의 증상이 모호하고,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되면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 갑상선 기능을 정상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스스로 약 복용을 중지하면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지 못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만약 신생아기에 선별검사로 진단되거나 의심되는 경우에는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을 수술로 제거했거나 방사선 치료로 갑상선이 파괴된 경우에는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먹어야 한다. 반면 일시적 갑상샘기능저하증인 경우 호르몬제를 단기간 사용 후 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홍규 세란병원 유방∙갑상선클리닉 외과 과장은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라며 “부족한 상태로 방치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추위를 많이 타고 변비가 생기는 등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증상이 헷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갑상샘기능저하증은 50~60대 중년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갑상선호르몬제제를 복용해 쉽게 치료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조속히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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