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눈 속에 벌레가 보이는 비문증, 두 번째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정종진 입니다. 오늘은 눈 속에 벌레가 보이는 질환이죠. 비문증에 대한 두 번째 시간입니다.


4. 비문증이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경우

비문증과 관련된 요인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고령, 근시, 외상 등을 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첫째, 일반적인 비문증은 노화 현상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생 비문증을 느껴본 적 없다가 갑자기 눈 앞에 날파리가 보인다며 걱정하시는 노인 환자분들도 많이 뵙게 됩니다.

둘째, 근시가 심할수록 비문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저도 근시가 있고, 제 눈 앞에도 수십 개씩 날파리가 왔다갔다하고 있습니다. 근시가 있는 눈은 유리체의 액화가 더 빨리 일어나기 때문에, 젊은 연령에서도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셋째, 눈을 직접 다치거나 눈 주변에 외상을 입었을 때에도 비문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리체가 물리적 충격에 의하여 망막으로부터 분리되면, 비문증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습니다.

5. 망막박리의 가능성
대부분의 비문증은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 의한 비문증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상 생활 중에 굉장히 신경은 쓰이겠지만, 노화로 인한 비문증을 없애겠다고 레이저 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간혹 망막 질환과 연관된 비문증이 있습니다. 망막은 우리의 눈 가장 뒤편에 있는 얇은 신경조직입니다. 망막에 있는 혈관이 터져서 출혈이 생겨도 비문증이 다량 발생할 수 있고, 망막 일부가 찢어지는 망막열공(網膜裂孔, retinal tear)이 생겨도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망막열공이 악화되어 망막이 떨어져 나오는 망막박리(網膜剝離, retinal detachment, RD)라는 병이 있을 때에도 비문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화로 인한 비문증과는 달리 망막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비문증의 경우에는 꼭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망막열공이 발견된 경우에는 망막박리로 진행하지 않도록 레이저 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이미 망막박리가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유리체황반견인증후군(vitreo-macular traction syndrome, VMT syndrome), 황반원공(macular hole, MH)이라는 질환에서도 비문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문증이 생긴 경우에는 안과에서 검사를 받으시고 노화에 의한 일반적인 비문증인지, 당장 치료가 필요한 비문증인지 반드시 구분을 해야 합니다.

6. 비문증은 없어지나요?
대부분의 비문증은 노화 현상 중 하나이고,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의 액화는 더 진행하기 때문에 비문증은 금방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유리체 액화가 더 진행하게 되면, 비문증을 유발하는 유리체 혼탁 부위가 다른 위치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혼탁 부위가 눈 속에는 있지만, 다른 부위로 옮겨가 시야에서 사라질 수가 있기 때문에, 비문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줄어들 수 있습니다.


비문증이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 의한 비문증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씩 크기가 작아지고, 개수도 줄고, 비문증이 보이는 빈도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화 현상에 의한 비문증의 경우, 레이저나 수술을 해서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레이저나 수술로 인한 이차적인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들께서는 비문증 때문에 신경 쓰이고 불편하시겠지만, 일반적인 비문증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망막박리 같은 망막 질환이 동반되지 않는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7. 결론
비문증이 갑자기 생겼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비문증의 경우, 망막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노화 현상의 일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 중 일부 비문증 환자분들에서, 망막혈관질환,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와 같은 질병에 의한 비문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비문증이 갑자기 생긴 환자분들께서는 안과 진료 및 망막 검사를 반드시 받아보시고, 망막 질환과 동반된 비문증인지, 당장 레이저 치료 또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안과 진료 후 망막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단순 비문증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일상 생활을 지내시면 되겠습니다.

단, 어느 날 갑자기 비문증 개수 많아지거나, 비문증 크기가 커지거나, 시력 저하 혹은 커튼 치듯이 시야가 가리는 증상이 생길 경우에는, 망막박리와 같은 질환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 진료를 빨리 보시기를 바랍니다.

비문증은 병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그냥 노화로 인한 단순한 증상일 수도 있고, 망막박리 같은 심각한 병의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단순 비문증이지만, 심각한 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비문증이 생기셨다면 안과 진료를 보고, 당장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눈 밝은 눈으로 건강한 생활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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