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봄철, ‘식중독’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통상적으로 식중독은 여름철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봄 같은 날씨에도 음식을 상온 보관하다 식중독에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이하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봄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이므로 주의가 당부된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퍼프린젠스 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발생한다. 퍼프린젠스 균은 하천이나 지하수 등에서 흔히 관찰되며 사람과 동물의 장, 분변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다. 육류와 튀긴 음식, 용기에 보관된 국이나 수프에서 잘 검출되고 열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른 식중독균들과 달리 봄철에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다.


▲ 장준희 세란병원 소화기센터 부장. 세란병원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47건의 퍼프린젠스 식중독 사고에서 165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기간별로 보면 봄(3~5월)에 24건의 사고 중 771명의 환자가 발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가을(9~11월)에 501명이 퍼프린젠스 균에 노출됐고 겨울(293명)과 여름(90)이 뒤를 이었다. 발생 원인은 돼지고기 등 육류 음식으로 인한 중독이 666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시락 등 복합 조리 식품에서 294건, 곡류(31)와 채소(26) 순으로 환자가 발생했다.

퍼프린젠스 균은 75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면 대부분 파괴된다. 하지만 일부는 높은 열에도 살아남아 음식이 식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증식하면서 식중독을 일으킨다. 주로 국을 끓인 뒤 상온에서 오랫동안 식히거나, 육류를 냉장 보관하지 않은 상태일 경우 퍼프린젠스 균이 발견될 확률이 높다.


또, 퍼프린젠스 균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 발생하는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음식을 큰 용기에 대량으로 상온 보관하는 것 역시 퍼프린젠스 식중독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보통 12시간의 잠복기를 거친다. 증상은 일반적인 식중독 증세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설사와 복통, 탈수 증상이 나타나며 면역력이 낮은 아이나 고령층의 경우에는 증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증세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거나 탈수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퍼프리젠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보관에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봄에는 아침과 저녁 시간대 기온이 낮아 음식을 하루 정도 실온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단, 기온이 올라가는 낮 시간대는 퍼프린젠스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일 뿐만 아니라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일교차가 큰 날씨에 발생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음식은 반드시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또, 많이 남은 음식은 한 용기에 보관하지 않고 여러 용기에 나눠 담아 산소가 음식에 충분히 닿을 수 있도록 자주 저어야 한다. 보관한 음식을 재섭취 할 때는 한번 가열한 음식이라도 75도 이상으로 재가열해 섭취하는 게 퍼프리젠스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장준희 세란병원 소화기센터 부장은 “식중독으로 인한 구토, 설사 등의 증세는 몸에 들어온 균을 배출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며 “다만 탈수 증세가 심하거나 증상이 평소보다 오래 간다고 판단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겨울이 막 끝나고 날이 점차 따뜻해질 무렵에 안일한 마음으로 음식을 보관, 섭취했다가 식중독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편”이라며 “식중독은 사계절 내내 조심해야 할 소화기 질환인 만큼 위생적인 식생활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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