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후 피로에 ‘어질어질’…중장년 여성 위협하는 ‘어지럼증’ 주의

긴 연휴 이후 찾아오는 명절 증후군은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다. 그중에서도 어지럼증은 고된 가사노동으로 피로를 느낀 중장년 여성들이 많이 경험한다. 일시적이지 않고 빈번한 어지럼증은 원인 파악과 함께 그에 맞는 치료법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85만 5608명으로 집계됐다.


▲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 세란병원 제공


2010년 기록한 59만 8036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 환자가 55만 4352명으로 남성(30만 1256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서도 50세 이상 중장년 여성의 환자 수가 36만 8010명으로 전체 환자의 43%를 차지했다. 어지럼증 환자 10명 중 4명은 중장년 여성인 셈이다.


어지럼증은 균형감각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균형감각은 시각이나 후각처럼 독립적인 감각이 아니라 뇌 기능, 자율신경, 근골격계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유지되는 감각이다. 이 같은 시스템이 문제없이 유지된다면 안정적인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지만 단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게 되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뇌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어지럼증을 중추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어지럼증과 함께 발음 장애, 심한 두통 등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명절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뇌혈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할 수 있다.


또, 뇌졸중, 뇌종양, 뇌전증 등 뇌질환과 관련돼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추성 어지럼증은 이른 시일 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검사 결과 뇌혈관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어지럼증이 발생한다면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는 귓속 전정기관의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이석증이 있다. 이석증은 귓속 전정신경계의 이상으로 이석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반고리관으로 빠져 생기는 질환이다. 외부 충격 때문에 발생할 수 있으며 명절 준비처럼 장기간 불편한 자세로 가사노동을 함으로써 발병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립성 저혈압이나 약물 등 내과적 질환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불안신경증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도 어지럼증 유발 요인이 된다.

어지럼증의 대부분은 약물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은 적절하고 세밀한 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전정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이석증은 세반고리관의 해부학적 위치에 맞게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이석정복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에도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약해진 균형감각을 강화하는 균형감각재활 치료를 선택해볼 수 있다. 균형감각 재활 치료는 환자의 균형장애 정도 평가를 통해 전문 치료사가 환자 개개인 상태에 맞는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치료법이다. 어지럼증 개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적응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두 가지 이상의 요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며 “장기간 지속해온 어지럼증을 임의 처방을 통해 버티려 하다 보면 더 악화하거나 만성화될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지럼증을 흔히 겪을 수 있는 중장년 여성이라면 명절 기간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피로를 덜어주는 게 어지럼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특별한 금기사항이 없다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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