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명절 음식과 사상체질

곧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 하나인 설이 온다. 예로부터 설을 비롯한 명절에는 절기에 맞는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졌고 이를 위한 음식이 마련됐다. 이러한 풍습은 현대에도 이어져 오늘날의 명절 역시 다양한 명절 음식을 먹으면서 보내게 되는데,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풍성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명절 음식 역시 풍성한 양으로 준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반덕진 덕진한방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명절 음식은 평소에 먹던 것보다 기름진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명절에는 소화기 장애 등을 비롯한 질병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명절에 음식 섭취로 인한 질병을 피하려면 다양한 명절 음식 가운데서도 나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중심으로 적당량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번에는 명절 음식 중 사상체질에 따라 섭취하기에 적합한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사상체질 관점에서 음식 섭취에 대한 측면을 살펴보자. 사상체질에서는 각 체질에 따라 취약한 장기가 있고 이러한 취약한 장기로 인해 나타나는 생리적 특성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태양인은 체질적으로 간장(肝臟)의 기능이 약하고 몸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으며 태음인은 폐장(肺臟)의 기능이 약하고 노폐물이 쉽게 쌓일 수 있다. 소음인은 비장(脾臟)의 기능이 약하고 몸이 쉽게 차가워질 수 있고 소양인은 신장(腎臟)의 기능이 약하고 몸에 열에너지가 쉽게 쌓일 수 있다. 따라서 사상체질에서는 음식을 섭취할 때 이러한 약한 장기의 기능을 보강하는 음식을 섭취하고, 약한 장기의 기능을 더욱 약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흔히 명절에 많이 먹는 음식들은 과일, 부침개, 육류 등이 있다. 먼저 과일에 대해 살펴보면, 명절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은 배, 감, 대추, 밤, 수박 등이 있다. 배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고 몸의 수분을 생성시키고 열을 내리며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으며 주로 폐(肺)를 보강하는 작용을 하므로 체질적으로 폐장(肺臟)이 약한 태음인에게 좋은 과일이다.

또한 밤은 몸의 기력을 보강하고 폐(肺)의 기능을 보강하는 작용을 해서 폐장(肺臟)이 약한 태음인에게 좋은 과일이다. 감은 폐(肺,) 심장(心臟)과 위(胃)의 열을 내리고 간(肝)의 기능을 보강하는 작용을 해서 체질적으로 간장(肝臟)이 약한 태양인에게 좋은 과일이다. 대추는 기력을 보강하고 수분을 보충하며 면역력을 강화하고 해독작용이 있는 열매다.

또한 대추는 비장(脾臟)의 기능을 강화하고 개선하는 작용이 있어서 체질적으로 비장(脾臟)이 약한 소음인에게 좋은 과일이다. 수박은 성질이 차가워서 열을 내리고 더위를 가시게 하며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신장(腎臟)의 기능이 약해서 몸이 쉽게 더워질 수 있는 소양인에게 좋은 과일이다. 반면에 소음인의 경우 소화기가 약하기 때문에 성질이 차가운 수박이나 배 등을 많이 복용하게 되면 설사나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부침개는 밀가루가 많이 사용되는데 밀가루는 찬 성질을 가지므로 체질적으로 쉽게 몸이 차가워질 수 있는 소음인은 부침개를 섭취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소음인의 경우 평소 소화기가 약하기 때문에 부침개는 속을 더부룩하게 할 수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에 소양인은 체질적으로 열에너지가 쉽게 쌓이는데 밀가루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열에너지를 내려주므로 소양인에게 밀가루로 만든 부침개는 체질적으로 적합한 음식이다.

돼지고기로 만든 수육은 성질이 차갑기에 열에너지가 많은 소양인에게 좋은 음식이지만, 몸이 쉽게 차가워지는 소음인은 섭취하면 소화기 장애나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쇠고기 산적은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며, 성질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평균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소화 기능이 원활한 소음인과 소양인도 섭취가 가능하다. 그리고 따뜻한 성질을 가진 조기를 비롯한 생선은 태양인에게 체질적으로 적합하다.

지금까지 사상체질별로 체질에 적합하거나 피하는 것이 좋은 명절 음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명절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함께 체질에 적합한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여 보다 건강한 명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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