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돈의 한방톡톡] 주사가 있다면 꼭 알아야할 생활 속 악화요인 1

겨울철이 되면 추워진 날씨 탓에 실내 난방을 위해 라디에이터나 스토브 혹은 난방용 히터를 사용하게 됩니다. 사무실의 뜨거운 바람만 있는 게 아니라 자동차를 따뜻하게 해주는 히터도 마구마구 불어옵니다.

추운 겨울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바람은 정상인들에게는 따뜻하고 포근한 훈풍일 수 있지만 주사(안면홍조, 장미증)가 있는 분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난방을 위한 따뜻한 난방 기구들이 얼굴 피부 속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안면홍조와 상열감을 동시에 폭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 구재돈 경희샘한의원 대표원장


안면홍조가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얼굴로 올라오는 열감을 참을 수 없는 나머지 겨울철에도 수시로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를 켜야만 합니다. 오늘은 주사(안면홍조, 장미증)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 속 악화 요인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안면 홍조는 얼굴이 붉어진다는 뜻입니다. 의학적 의미로 안면홍조는 온도나 감정의 변화에 의해 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더 쉽게 붉어지고, 붉어짐이 장시간 지속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안면홍조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증상의 표현입니다.

얼굴이 붉어지는 원인과 질환은 매우 많습니다. 덥고 추워도 얼굴이 붉어지고, 흥분만 해도 얼굴은 붉어집니다. 또한 얼굴에 지루 피부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이 있을 경우에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하지만 얼굴의 선행 피부질환에 의한 홍조는 증상의 하나일 뿐 안면홍조 자체는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안면홍조라고 말하는 질환은 피부질환이 없는 상태의 얼굴 홍조를 말합니다.

안면홍조라는 증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하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질환을 주사(장미증)라고 합니다. 술 주(酒) 자 주사(酒渣)라고 하지만 이는 병명이 잘못 붙여진 경우입니다. 주사는 술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질환도 아니고 술이 주요한 원인도 아닙니다.

주사는 신경혈관의 만성염증에 의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초기 형태는 전주사기로써 가벼운 감성 홍조와 얼굴의 홍조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초기 형태의 주사가 점차 시간이 경과하면서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홍반혈관확장타입(ETR타입)으로까지 악화됩니다. 잠깐 발생했다 사라지던 안면홍조가 이쯤 되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형태의 주사 형태를 보이게 됩니다.

또한 얼굴로 올라오는 상열감과 작열감, 찌르는 통증까지 발생하면서 대인기피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 단계를 넘어서게 되면 구진농포형타입(PPR타입)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피부 표면의 지방이 증가하고 혈관 주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염증성 여드름 모양의 발진이나 좌창성 구진, 농포, 결절, 낭종이 발생하는 형태로 까지 진행합니다. 또한 주사가 장기간 진행될 경우 혈관 주변조직이 비후화되면서 딸기코 타입의 비류형으로 까지 진행되기도 합니다.

주사라는 질환은 발생 초기부터 만성적인 경과가 예정된 질환인지도 모릅니다. 가볍게 생각하면서 관리가 소홀할 경우 심각한 수준까지 쉽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에 대한 주의 사항을 정확히 알고 꾸준히 관리해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주사의 악화인자가 될까요? 주사의 첫 번째 악화 요인은 자외선과 춥고 더운 날씨입니다. 주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하나 꼽자면 단연코 자외선입니다. 자외선에 노출이 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 혈관 주변의 탄력섬유와 교원섬유가 자외선으로 인해 변성이 되면서 혈관을 확장시키게 됩니다.

자외선에 혈관이 손상받을 경우 홍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거미줄처럼 혈관이 노출되는 상태로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발라주어야 합니다. 또한 차가운 날씨와 강한 바람도 주사를 악화시키게 됩니다. 툰드라의 칼바람을 맞으면서 자라는 아이들의 볼이 항시 붉은 것은 찬바람과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안면홍조가 발생한 것입니다.

두 번째 악화 요인은 감정 요인입니다. 주사의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한 축은 감성 홍조입니다. 화남, 흥분, 당혹감,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율신경계가 흥분하면서 얼굴 혈관이 확장되면서 홍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주어진 감정 요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감성 홍조가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당혹감 정도에도 쉽게 붉어진 얼굴이 다시 원래대로 가라앉지 않고 계속 붉어지면서 2차적으로 붉어진 얼굴 자체로 인해 더욱 당혹감이 들게 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런 감성 홍조의 경우 명상이나 요가, 단전호흡 등을 통해서 감정 요인과 안면홍조의 연결고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고온의 환경과 운동입니다. 사우나, 열탕목욕, 반신욕, 뜨거운 환경에서의 노동 등은 안면홍조를 악화시킵니다. 또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드리프트나 스쿼트와 같은 고강도 운동 역시도 얼굴 혈관을 확장시킵니다. 아울러 고강도 운동은 아니지만 더운 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땀나는 운동을 지속해야 하는 러닝 등도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는 것 중 하나입니다.

주사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별것 아닌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를 쉽게 봅니다. 주사 환자의 안면 홍조에 대한 민감도가 얼마나 심하냐 하면 겨울철 대기실의 히터 소리만 듣고도 얼굴이 붉어진다고 호소하는 환자분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안면홍조가 만성화되면서 혈관의 확장과 염증 그리고 감성 홍조가 상호 작용을 하면서 상호 악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오늘은 안면홍조의 악화 요인 중 날씨, 감성 요인 그리고 운동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는 음식과 허브 성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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