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탈모와 이명이 발생할 수 있는 VKH증후군이란?

<탈모와 이명이 함께 생길 수 있는 VKH 증후군의 임상양상과 진단방법 및 치료>


안녕하세요, 눈 건강 주치의 김안과병원 정종진 입니다. 지난시간에 이어 눈 속에 노을이 지는 병인 VKH 증후군의 임상양상과 진단방법 및 치료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VKH 증후군의 임상양상


VKH 증후군의 임상양상은 크게 3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전구기 (prodromal stage), 2) 급성 포도막염기 (acute uveitic stage), 3) 회복기 (convalescent stage, 혹은 만성 포도막염기, chronic uveitic stage)로 구분됩니다.


첫번째 전구기는 포도막염 소견이 나타나기 전단계를 말합니다. 이 때 환자들은 감기 증세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통, 이명, 구토, 발열, 어지러움 등의 신경학적 증세가 나타납니다.


그 이후 삼출성 망막박리를 동반한 전체 포도막염이 나타나는 급성 포도막염기가 이어집니다. 이에 따라, 양안의 시력 저하가 나타나며, 눈부심, 비문증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약물 치료 후 포도막염과 망막박리가 호전되는 회복기에는 피부에 색소가 빠지면서 하얀 반점들이 생기는 피부 백반증, 속눈썹과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는 백모증,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VKH 증후군의 원인이 멜라닌 세포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피부에 있는 멜라닌 세포에도 영향을 주어 이와 같은 피부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Figure 1. 탈모가 발생한 VHK 증후군 환자.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VKH 증후군의 진단방법
망막을 관찰할 수 있는 안저검사와 안저사진촬영을 통해 삼출성 망막박리를 동반한 포도막염 소견이 보이는지 관찰합니다. 망막의 단면을 자세히 볼 수 있는 빛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을 통해, 더 정확하게 삼출성 망막박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진행 여부 및 호전 여부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팔 혈관에 조영제를 맞으면서 시행하는 형광안저혈관조영술 (fundus fluorescein angiography, FAG) 시행하기도 하며, 망막 중심부 및 시신경 주변의 특징적인 과형광 소견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 Figure 2. VKH 환자의 안저사진과(위) 형광안저혈관조영술 사진(아래). 특징적인 삼출성 망막박리와 과형광 소견이 관찰된다.

이렇게 망막에 대한 여러가지 검사를 시행하여 양안성 포도막염이 확인되고, 이명 및 두통 등의 신경학적 증세가 있으면서, 백반증 및 백모증 등의 피부 증세가 있을 경우, VKH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VKH 증후군의 치료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스테로이드 치료입니다. 하루 1~2mg/kg 용량의 프레드니손을 경구 복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하루 200mg 용량의 메틸프레드니솔론을 3일 동안 정맥주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하루 1g의 고용량 메틸프레드니솔론을 3일 동안 정맥주사하는 스테로이드 펄스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3일 간 정맥주사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한 후에는,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로 바꾸어 약물 치료를 지속하게 됩니다.


VKH 스테로이드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3~6개월에 걸쳐 스테로이드 용량을 천천히 감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무 빨리 감량할 경우, 재발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재발하게되면, 시력 예후도 불량해지며, 홍채 유착이나 이차성 녹내장 같은 추가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고, 스테로이드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약물 합병증 또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재발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스테로이드 용량을 매우 천천히 감량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 치료 중 매우 신경 써야 할 점은, 스테로이드 약물에 대한 합병증입니다. 스테로이드는 매우 효과 좋은 항염증 제제이지만, 고용량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이로 인한 여러가지 전신적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몸과 얼굴에 부종이 와서 달덩이 얼굴, 등 부분이 올라오는 들소형 비대(buffalo hump), 고혈압, 당뇨병, 식욕증가로 인한 비만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육 약화, 팔다리 얇아짐, 피부 얇아짐, 골다공증도 발생할 수 있으며, 대퇴골 골두 괴사, 면역력 저하 및 상처 치유 지연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스테로이드 관련 합병증으로 인해 더 이상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최근에는 infliximab이나 adalimumab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도 VKH 증후군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지막으로 VKH 증후군의 시력 예후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노을이 지는 가을이 지나고 벌써 겨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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