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의 안티에이징] 최신의학 다이어트: 비만 약물 치료

영양섭취가 충분한 현대 사회에서 다이어트 및 체중감량은 이제 현대인의 필수적인 관심분야로 자리잡아 버렸다. 케이팝의 행보에 발맞추어, ‘한국의 음식문화가 가장 힙하다’는 명제는 뉴요커들 SNS에 흔히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 이규원 종로연세의원 원장


새벽이든, 당일이든 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유통망을 통해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요즘은 솔직히 맛 없는 음식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현대인에게는 먹을 것이 부족하던 선사시대의 유전자가 아직도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음식을 스스로 절제하고 체중을 줄이는 일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매우 힘든 일이었는데, 작금의 현실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난제 중의 난제가 됐다.

다행히, 최신 의학은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여 체중감량 치료법이 많이 개발됐다. 늘 그렇듯, 처방약의 장단점, 부작용 등을 숙지하고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전문의와의 세심한 상담없이 무작정 약을 복용하는 경우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오히려 살이 찌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처방 가능한 식욕억제제의 종류는 크게 두가지 그룹이다. 섭취한 지방의 흡수를 줄여서 칼로리섭취를 줄이는 약물과 식욕을 없애 음식섭취량을 줄여 체중을 줄이는 약물이 존재한다. 안타깝지만, 모두가 꿈꾸는 지방을 녹여 체중으로 줄이는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제니칼이라는 약물이 있다. 제니칼의 경우, 지방을 체내로 흡수하는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의 기능을 억제하여 지방이 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되게 한다. 섭취한 지방의 30~50%정도는 흡수되지 않고 대변과 함께 빠져나가게 된다. 이 약은 체내에 흡수가 되지 않으므로 매우 안전하지만, 대변에 지방이 섞이는 지방변, 묽은변 등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다양한 약물이 있는데, 대표적인 약물이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은 중추신경계에 작용을 하여 강력한 식욕억제 효과를 내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 대표적으로 불면증, 어지러움, 두통, 심장두근거림, 입마름 증상 등이다. 특히 오후 늦게 약을 복용하면 밤에 잠들기가 어려울 수 있다. 펜디메트라진의 경우, 약물자체에 의존성과 중독성이 있으므로 2~3개월 이상 장기복용을 하면 안된다.

최근 현존하는 약물조합을 변형시켜 획기적인 식욕억제를 해낸 신약이 있다. 그 신약의 이름은 큐시미아다. 큐시미아는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는 펜터민의 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토피라메이트라는 약물을 추가해, 펜터민 이상의 약효를 내면서도 부작용은 줄여,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비교적 장기복용에도 안전한 약물로 새로 태어났다.

마지막으로 비만치료로 허가받은 삭센다라는 주사제가 있다. 몇 년 전, ‘강남주사’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새로운 치료주사로 유명하다. 당뇨병 주사치료제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에서 개발한 삭센다는 식욕억제제군 중, 가장 안전한 작용기전을 자랑한다.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사용기한 제한없이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구토, 오심, 복부팽만감이 있을 수 있다. 주사제이고 매일 맞아야 하는 것이 단점인데, 병원에서 간단한 사용법을 배우면 어렵지 않게 자가주사가 가능한 약물형태다.

가장 위험한 다이어트는 약물에만 의존해 살을 빼는 것이다. 체중조절에는 적당한 운동과 식이조절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살을 빼려는 의지는 확고한데, 음식 앞에서 식욕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약물의 도움을 약간 받는다는 느낌으로 식욕억제제를 사용한다면 큰 부작용 없이 성공적인 체중감량이 가능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의 대한민국은 음식 문화가 가장 왕성하게 꽃피우는 시기다. 맛있는 음식도 즐기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까지도 누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멋진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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